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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급등, 한인 희비 엇갈려

2년 만에 달러당 1270원 넘어
1300원대까지 상승 전망도
주재원·유학생 등 생활비 압박
수입업체·한국송금자엔 호재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70원을 돌파하면서 한인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으로부터 물건을 수입하거나 한국 여행을 계획 중인 한인들은 달러가치가 올라 이득이지만, 주재원이나 유학생 등 한국으로부터 돈을 받아야 하는 입장에선 손에 쥐는 돈이 확 줄었기 때문이다.
 
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6.4원 오른 1272.7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270원을 돌파한 것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2020년 3월 19일(1285.7원) 이후 25개월 만으로, 올해 들어 원화가치는 최저치로 떨어졌다. 연방준비제도(Fed)가 풀었던 달러를 빠르게 거둬들이고 있는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지속되면서 환율이 1300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환율에 민감한 한인들도 동요하는 모습이다.
 
뉴저지주에 거주하는 한 한국 대기업 주재원은 틈날 때마다 환율 시세를 들여다보고 있다. 1년 전 파견 초기 목돈을 달러로 바꿔두긴 했지만, 추가 송금을 해야할 시점이 됐는데 환율이 하루가 다르게 올라 환전 타이밍을 잡기가 어려워서다. 그는 “1년 전에 더 많은 돈을 한 번에 보냈어야 하는데 지금 생각하니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매달 체제비를 원화로 한국에서 받고 있는 다른 주재원들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그는 “환율과 물가까지 고려하면 체제비가 1년간 줄어든 셈이 됐다”며 “물가상승률이라도 반영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쉽진 않다”고 걱정했다.
 
컬럼비아대에서 유학 중인 김 모씨는 요즘 부모님께 죄송스러운 마음 뿐이다. 그는 “환율이 급등하면서 같은 돈을 보내려면 작년보다 약 40만~50만원은 매월 더 보내야 한다”며 “렌트 계약만료 시점이 다가와 생활비가 더 필요할까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에서 식품 등을 들여오는 한인 수입업체들이나, 한국 여행을 계획 중인 한인들은 환율 급등을 반가워하고 있다. 달러를 원화로 환전해 한국 여행에 나서거나, 어버이의 날을 맞아 부모님께 송금하는 한인들은 이득일 수밖에 없다. 특히 수입업체들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지불해야 하는 가격 부담이 줄어들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최근 물류난으로 인해 컨테이너 가격이 크게 오르긴 했지만, 환율이라도 올라주면 그나마 부담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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