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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홍기의 시카고 에세이] 어머니 날(Mother’s Day)

한홍기

한홍기

5월 8일은 어머니 날이다. 대부분의 국가는 어머니 날이 있으며, 미국은 5월 둘째 일요일로 정하였다. 그 유래를 찾아보니 1908년 필라델피아에 사는 어느 효녀가돌아가신 어머니를 기리는 마음으로 감리교회에서 흰 카네이션을 돌리면서 시작 되었는데, 국경일로 정해진 후 너무 상업적으로 번지자 오히려 이 효녀는 어머니 날을 취소하라고 소송을 걸기도 했다. 원래 그녀는 어머니 날을 어머니와 가족 간의 개인적인 축하의 날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꽃집, 카드 가게 등이 이를 가만히 놔둘 리 없고 본질을 흐리게 하자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하여간 그것은 백여 년 전 이야기이고 요즘 어머니 날에 아들 딸들이 꽃이나 선물을 안 하였다가는 그 해는 안면후치로 거시기 해질 것이다. 어머니의 은공에 대해 왈가왈부한다는 것 자체가 무식한 후레자식으로 어머니의 힘과 존재는 현대 사회에서 막강하다. 심지어 아버지도 그날은 같이 가세하여 꽃이라도 바쳐야지 구경만 하고 있다가는 무사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날은 어머니가 신이다.  
 
그러나 요즘 이상하게 그 문전 성시였던 카드 가게는 줄줄이 문을 닫고 꽃 가게도 그리 신통치가 않다. 효심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극성인데, 인터넷 시대로 선물은 아마존 택배로, 카드는 이메일로 뒤바뀌어 그전에 우편으로라도 손에 카드를 쥐어본 어머니로서는 뭔가 서운하고, 선물은 택배 차가 문 앞에 던지듯 놓고 가 만족도가 많이 떨어졌다. 그리고 멀리서 자식들이 화상 통화랍시고 전화를 걸어오니 점점 뭔가 우주에서 유영을 하는 기분이다.
 
어머니는 남성 사회에서 그리 오래 대접을 못 받아 왔는데 여성이라기보다 생명을 직접 창조하고 남성으로부터 구박을 받아 가면서도 자식을 어렵게 키워오신 분으로 어머니라는 존재는 모든 사람들의 가슴 속에 담겨 있다. 아기들이 태어나서  “엄마” “맘마”로 부르는 이 단어는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어머니라는 단어다. 어머니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아기가 자기 스스로 만든 첫 언어다.  
 
이 달에 어머니의 생일까지 겹친 우리 아이들에게는 아주 바쁜 달이다. 게다가 6월 셋째 주 아버지의 날이 또 있어 봄맞이 할 정신은 그리 여유가 있는 편이 아니다. 아버지 날이라고 어머니 날과 똑같이 안 하면 그건 인종 차별을 넘어선 성적 부모 차별이다. 손자가 있고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있는 딸년 집은 친정, 시댁까지 합쳐 그날은 아수라장이다.  
 
그런데 그날 사회에서 부모를 위해 소비된 비용을 보니 어머니 날은 240억 달러, 아버지 날은 170억 달러로 편차가 심하다. 아무래도 아버지가 좀 더 분발하여야 하지 않나 생각된다. 금년은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많이 올랐으나 상관없는 일이다. 나도 이날은 돌아가신 부모님이 생각나 시를 하나 지어 봤다.  
 
高松里 :  
 
먼 산 하나 / 산 상투리 잡고 / 좌우로 늘어진 능선 마루 / 비단 물결이 아래로 내려 쏟는 / 그 소나무 떼 흐드러진 끝자락 / 하나의 종소리 있어라 / 할아버지 예배당 세우고 / 아버지 매단 종 / 덩그렁 소리 있어라 / 쭉 뻗은 뙤약볕이 / 고요한 벼 벌판을 흔들고 / 사잇길 아래 / 아해들 맑음 소리가 / 논두렁이 흐흐 / 냇버들 하하하 끝이 끝이 없어라 / 아버지 냇물 바위 딛고 / 학교 가고 오고 / 할아버지 그 바위 너설 추스르며 / 아해들 그냥 하하 웃어라 / 아해들 망태 그물 그득그득 하여라 / 할아버지 아버지 허허 탈탈 / 이제는 큰 소나무 속 누워 사시고 / 아랫고술 뾰족 지붕 / 아직도 세월에 / 아직도 햇살에 / 그냥 반짝이기만 하여라 / 그냥 허허 / 눈허리가 저 밀기가 하여라 (hanhongki45@gmail.com)
 
 

한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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