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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폭동 30주년] 한흑 손잡고 앞으로 30년 화합 다짐

타운서 대규모 평화 기원 행사
한흑 커뮤니티 500여명 참석
과거 교훈삼아 연대·공감 외쳐

20일 LA한인타운 잔디광장에서 열린 ‘LA폭동, 사이구(SAIGI) 평화기원 커뮤니티 기념행사’가 열렸다. 한인 래퍼 가수들의 노래에 맞춰 무궁화 화가 김봉림(왼쪽) 씨와 트럼펫 연주자 스콜라 씨가 흥겹게 춤을 추고 있다. 김상진 기자

20일 LA한인타운 잔디광장에서 열린 ‘LA폭동, 사이구(SAIGI) 평화기원 커뮤니티 기념행사’가 열렸다. 한인 래퍼 가수들의 노래에 맞춰 무궁화 화가 김봉림(왼쪽) 씨와 트럼펫 연주자 스콜라 씨가 흥겹게 춤을 추고 있다. 김상진 기자

“이제 다음 30년을 내다봅시다. 우리는 아픔과 고통이 가득했던 과거를 통해 배운 교훈들로 다른 미래를 그릴 수 있습니다. 화합의 힘은 우릴 이끌 것입니다. 저와 함께하시겠습니까?”  
 
 흑인사회 대표적인 리더 중 한 명인 홀리 미첼 LA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장의 물음에 수백 명이 박수갈채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1992년 4월 29일. 로드니 킹 구타 경관의 무죄 평결에 대한 흑인들의 분노 화살은 한인들에게 향했고, LA한인타운은 잿더미가 됐다.    
 
서로가 서로에게 아픔이 됐던 그 날로부터 꼬박 30년이 흘렀다.  쓰라린 기억이 다시 한번 회고된 29일 LA한인타운 한복판에서 손을 맞잡은 한·흑 커뮤니티는 함께 나갈 미래를 꿈꿨다.  
 


이날 오후 4시 LA한인타운 리버티 파크 잔디광장에서 진행된  ‘LA 폭동, 사이구(SAIGU·4·29) 평화 기원 행사’에는 5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무대에 선 한인 리더 1명이 마이크를 잡더니 큰소리로 외쳤다.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Stop Asian Hate!(아시안 증오를 멈춰라).”  
 
곧이어 잔디밭에 모인 수백 명이 이를 재창하며 크게 환호했다. 팬데믹 이후 촉발됐던 흑인과 아시안 인권 운동의 대표적인 구호를 외치며 서로의 권익을 위해 힘써야할 메시지를 강조한 것이다.    
 
이날 행사 주최측인 LA한인회, 한인타운청소년회관(KYCC), 한미연합회(KAC), 아태정의진흥협회 LA지부, 흑인 대형교회인 퍼스트에이미처치(AME)와 흑인 인권단체 LA어번리그 관계자들은 함께 나란히 무대에 올랐다.  
 
제임스 안 LA한인회장은 “오늘(29일)은 한인 이민 역사의 상처이자 아픔인 4.29폭동 30주년. 한인들은 버려졌다는 충격과 방화, 약탈의 피해로 끔찍한 기억으로 남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안 회장은 “흑인, 라티노 그들 역시 우리처럼 힘든 이민 생활과 인종차별들을 겪어야 했다. 4·29폭동은 한흑 문제가 아니라 소수민족에 대한 구조적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라는 것을 기억해달라”고 당부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우리가 먼저 손을 내미는 것. 후세들을 교육하고 이웃 커뮤니티와 함께 살아갈 방도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방의회에서 유일한 한흑 혼혈 여성인 메릴린 스트리클런드 연방 하원의원도 이날 행사에 참석해 무대에 섰다.  
 
그는 “아시안들은 흑인을 위해, 흑인들은 아시안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강조하며 “그간 최고라는 (미국의) 시스템은 우리를 갈라놓으려 했고, 우리가 나누고 있는 것에 대해 집중할 기회가 적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한인과 흑인은 함께 서서 더 나은 교육을 위해, 지역사회와 스몰 비즈니스 투자를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우리가 뭉친다면 더 큰 힘과 용기와 강한 목소리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뜨거운 햇볕 아래 이날 광장에는 화합의 열기로 가득했다.  
 
단순히 한인과 흑인들의 연대 행사가 아니었다. 아시안과 히스패닉계 등 다양한 인종과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남녀노소 구분 없이 한마음이 되어 그날의 아픔을 새겼고, 평화를 염원했다. 모두가 하나가 되는 화합의 잔치였다.  
 
이민 온 지 얼마 안 돼 폭동을 경험했다는 김모 할머니(70)는 이날 어린 손자와 함께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30년간 많이 변화했다. 하지만 우린 계속 한흑 간의 갈등은 끊고 연합을 위해 애써야 한다”며 “손자가 살아갈 세상에선 폭동 같은 일이 다신 없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아픔과 눈물이 묻힌 그 자리엔 어느새 ‘화합’이라는 한 떨기의 꽃이 피었다. 대해  집중할 기회가 적었다"고 말했다.

장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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