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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폭동 피해자 70%가 화병으로 고통

LA카운티 자료 분석

30년 전 발생한 LA폭동 당시 약탈과 방화를 경험한 한인 피해자 4명 중 1명은 정신과 진료가 필요할 만큼 정신적인 피해를 호소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해자들의 70%는 화병을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LA한인타운 6가와 놀만디에 위치한 LA카운티 ‘아태카운슬링&치료센터(APCTC)’ 디렉터였던 조만철 정신과 전문의가 27일 공개한 기록에 따르면 약 2000명이 재난 전문 카운슬러와 만나 상담받았으며, 이 중 70%가 화병을 경험했다.  
 
전체 상담자 중 27%인 537명은 정신과 전문의에게 인계돼 진찰받았다. 특히 정신과로 넘겨진 환자 중 50%는 우울증 증세가 심각하다는 진단을 받아 처방약을 단기 복용했으며, 12%는 2개월 이상 장기 치료를 받았다.  
 
당시 직접 경제적 피해를 본 1세 한인 부모 세대뿐만 아니라 청소년 시기였던 한인 1.5세~2세 자녀들도 함께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상담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1세 피해자들이 호소한 화병 증세로는 ▶불면증 ▶무기력 ▶답답함 ▶분노 ▶식욕 감퇴 ▶건망증 등이다. 반면 자녀들의 경우 ‘불안하다’는 증세가 가장 컸던 것으로 드러났다.
 
진료를 받은 약 25%는 충격에서 회복돼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25%가량은 우울증이나 분노조절 장애 등이 심해지면서 간질이나 암에 걸리는 케이스도 보고됐으며, 이혼 또는 가정폭력으로 연결된 경우도 나왔다.    
 
조 전문의가 갖고 있는 당시 기록을 뒷받침하는 기록은 연방 재난관리청(FEMA)에도 남아 있다. FEMA가 당시 폭동 피해자를 위해 제공한 상담 서비스 보고서에 따르면 1992년 11월 18일 현재 4000여명이 상담을 요청했으며 총 1401건의 카운슬링 세션이 제공됐다. 상담받은 환자들은 모두 약탈과 방화 피해자였다.    
 
조 전문의는 “당시 차트를 보면 정신과 전문의가 진찰한 환자 중 64%는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며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가 영어 구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어를 구사하는 정신과 전문의 10명이 전담해 치료했지만 중간에 치료를 그만둔 한인들도 많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반적으로 성인들이 받은 정신적 충격만 생각하지만 당시 피해자의 자녀들이 받은 정신적 충격도 매우 컸다”며 “당시 받은 정신적 충격으로 지금까지 치료를 받는 케이스도 있다”고 전했다.  
 
조 전문의는 “한인들은 모두 피해자다. 화면에서 지켜본 이들도 피해자라고 볼 수 있다”며 “이러한 트라우마를 완전히 극복하려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전문의는 LA폭동 30주년을 기해 시 정부를 대상으로 사과를 요구하는 소송을 진행 중이다. 조 전문의는 오늘(29일) 당시 피해자들과 만나 이들과 소송 진행 상황을 논의한다. 

장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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