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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냇가의 해오라비 -신흠(1566∼1628)

냇가의 해오라비  
무스일 서 있는다
무심한 저 고기를  
여어 무삼 하려는다
두어라 한 물에 있거니  
잊어신들 어떠리
 
-병와가곡집
 
화합과 공생의 정치
 
냇가의 백로는 무슨 일로 서 있는가? 무심한 저 물고기를 엿보아서 무엇을 하려는가? 같은 물에 있는데 잊어버린들 어떠하겠는가?
 
이 시조는 신흠이 광해군 때 대북파의 모함으로 유배를 당한 후, 자신의 처지와 대북파의 횡포를 자연물에 비유하여 지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무심한 고기는 사사로운 욕심이 없는 자신의 처지를 비유한 것이고, 그 물고기를 호시탐탐 노리는 해오라기는 권력을 잡은 대북파를 빗댄 것이다. 물고기와 해오라기 모두 같은 나라의 백성이고 신하니, 증오를 잊는 것이 어떠하겠느냐는 소망을 담고 있다.
 
상촌(象村) 신흠은 선조로부터 영창대군을 보필하라고 부탁받은 일곱 대신 중의 한 사람으로, 1613년 계축옥사 때 유배됐다. 인조반정 후 정묘호란 때 세자를 모시고 전주에 피난 갔다가 돌아와 좌의정을 거쳐 영의정이 됐다.
 
윤석열 정부의 초대 내각에 대한 국회의 인사청문회가 시작됐다. 당선인 측은 청문회를 꺼리는 분위기 탓에 좋은 후보자를 초빙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한다. 자칫하면 평생 쌓아온 명예가 물거품이 될 듯한 청문회 풍경을 보며 신흠의 이 시조가 떠오른다. 과연 바람직한 청문회는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이제는 그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
 

유자효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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