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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업계 물가·공급대란 이중고

“부르는 게 값인데 그마저도 구하면 다행”
도매상에선 치즈 등 1인당 구매한도 제한
물류비용만 4~5배 올라, 항구에 묶여 난감

#. 퀸즈 칼리지포인트에 위치한 도매상 ‘제트로’는 이른 아침부터 델리와 그로서리 업주들로 분주하다. ‘크림치즈’가 드디어 입고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소식을 듣자마자 달려온 업주들이 북새통을 이룬 탓에 제트로에선 ‘크림치즈는 1인당 3통씩만 구매할 수 있다’는 팻말을 내걸었다.  
 
#. 네일업체들의 필수품 젤 폴리시. 한 병당 11~12달러이던 제품가격은 15달러까지 올랐다. 업체마다 약 100~200개 폴리시를 항상 구비해둬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 중국서 주로 생산되는 네일재료를 구하기 어려운 경우도 허다하다.
 
한인 업주들이 높은 물가와 공급망 대란 여파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2년이 넘는 기간동안 팬데믹을 버텼지만, 최근엔 사업 필수물품 가격이 치솟는 데다 그마저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업주들은 “비용 때문에 가격을 올려서 고객들에게 비난을 듣는 단계는 이미 지났고, 마음을 내려놨다”며 “부르는 게 값인데, 그마저도 못 구할까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21일 관계자들에 따르면, 델리 및 그로서리 업주들은 크림치즈와 버터·아메리칸 치즈 품귀현상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낙농가 인력이 확 줄어든 데다, 트럭 운전사도 부족해지는 등 공급망 문제가 장기화한 영향이다. 박광민 뉴욕한인식품협회 회장은 “도매업체 주요 물품에 대부분 1인당 구매가능 개수 한도가 걸려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톡 그룹채팅으로 한인 업주들끼리 정보공유를 하지만, 막상 가 보면 매진된 경우도 많다.
 
이상호 뉴욕한인네일협회장이 주문한 마스크는 3개월째 항구에 붙잡혀 있다. 그간 마스크 의무화 조치가 해제되는 통에 돈을 들여 주문한 보람도 줄었다. 이 회장은 “최근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공장이 멈춘 경우도 많아 각종 네일재료를 구하기 힘든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투고 용기 가격이 오르자 일부 한식당에선 투고 메뉴 가격을 올리는 방침도 고심 중이며, 수입업체들의 물류난도 현재진행형이다. 컨테이너 운송 비용은 8000~1만 달러에 달한다. 조원형 미주뷰티서플라이총연합회 회장은 “4~5배 높아진 물류비를 뷰티업계 한인들이 슬기롭게 이겨내고 있지만, 팬데믹에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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