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 첸, 후보직 사퇴하라”…미셸 박 의원에 대한 조롱 항의
한인·베트남계 등 항의 시위
시위자 50여 명은 격앙된 목소리로 외쳤다. 민주당 소속 제이 첸(44) 연방하원 후보 선거 캠페인 본부 앞에 시위자들은 첸이 인종차별과 이민자 차별, 여성 차별 발언을 한 것에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일부는 후보직 사퇴를 해야 한다며 분노를 표했다. 한인사회에서는 OC한인회, OC한인상공회의소, OC재향군인회, 월남참전 전우회 등 멤버들이 20일 오렌지카운티 웨스트민스터에 있는 첸 캠페인 본부에서 베트남계와 중국계 시위자들과 함께 1시간30분 동안 첸 후보를 규탄했다.
시위자들은 제이 첸 캠페인 사무실 문을 두드렸으나 사무실 안은 불이 꺼진 상태였다. 첸과 캠페인 직원들이 시위 소식을 듣고 자리를 피한 모습이었다. 시위 장면을 주차장에서 몰래 촬영하던 백인 한명에게 ‘혹시 제이 첸 캠프 직원 아니냐’고 물었으나 바로 차를 타고 자리를 피했다. 시위자들은 미셸 박 스틸(공화) 연방하원의원의 영어 실력에 대해 제이 첸이 “그녀는 통역가가 필요하다”고 한 발언에 격분했다.
베트남계이자 비영리단체 아태평양(AAPI) 유나이티드의 제임스 마이 대표가 시위를 이끌었다. 그가 확성기를 들고 “여기 이 플라자 안에 아시안 인종차별주의자가 있다! 우리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우리 대변자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큰 소리로 운을 떼면서 본격적인 시위 시작을 알렸다. 시위자들은 나란히 피켓을 들고 원을 크게 그리며 첸 후보 사무실을 향해 이구동성으로 규탄 목소리를 냈다.
마이 대표는 첸 사무실을 가리키며 “저기 우리 부모들의 영어 발음과 액센트를 조롱하는 제이 첸이 숨어있다. 제이는 안 된다. 여기서 나가라(No to Jay, Go away!)”라고 외치자 시위자들이 제창했다. 그러면서 “당신은 액센트가 있는 우리 커뮤니티를 우습게 보나? 우리는 액센트가 자랑스럽다”고 큰소리로 외쳤다.
권석대OC한인회장은 “미셸 박 스틸은 오렌지카운티에서 가주조세형평국 위원장과 수퍼바이저를 하신, 의정활동이 풍부하신 분이다. 또 연방의회에서 손색없는 활동을 하고 있다”며 “미국은 이민자가 만든 국가다. 그런데 영어 발음 조롱이 웬말인가. 첸은 연방의회에 나갈 자격이 없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베트남계 랑 위엔 씨는 “저급한 공격이었다. 우리는 미국에 기여하는 이민자들이다”며 “여기서 태어나고 자랐다고 부모 세대를 비꼴 자격이 있나. 부모 세대로서 너무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시위 현장에 왔다”고 했다.
존 박 어바인시 재정위원장은 “아시안이 뭉칠 때다. 이건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다”면서 “첸이 바로 사과했으면 끝날 일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잘못이 없고 박 스틸 의원이 더 큰 잘못을 했다며 적반하장으로 나와 일이 더 커졌다”고 했다. 시실리아 홍 OC한인회 이사는 “연방의회 선출직을 향해 공식석상에서 그런 발언을 한 것은 그의 인성을 드러낸 일이다. 이런 인성을 가진 사람을 누가 지지할 수 있나”고 반문했다.
한편, 마이AAPI 유나이티드 대표는 박 스틸 의원이 첸의 인종차별 공격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한 민주당의 주디 추 연방하원의원과 민주당연방의회캠페인위원회(DCCC)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나는 주디 추와 함께 아시안 증오범죄 반대 시위를 함께 했었다. 그렇다면 내가 그들과 함께 시위했을 때도 그게 정치적인 행위였단 말인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민주당과 첸 후보는 더욱 큰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했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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