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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 토크] 정치지형 흔드는 학부모의 반란

원용석 사회부 부장

원용석 사회부 부장

학부모들의 반란이다. 미전역 곳곳에서다. 정치 지형까지 뒤흔들고 있다.  
 
지난 5일 위스콘신주 워케샤에서 교육위원 3명이 퇴출됐다. 한 명은 경선에서, 나머지 2명은 본선에서 낙선했다. 교육위원은 초당적이지만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교육위원 3명 모두 공화당이 공식 지지한 후보였다. 당선된 마크 보로우스키 캠페인 홈페이지에서 승인을 찾을 수 있다. “지난 2년간 우리 학생들은 코로나19 방역지침과 원격 수업으로 엄청난 피해를 봤다”며 “교육구는 그동안 학생들간 분열을 조장하는 교육에 치중했다”고 비판했다. ‘비판적 인종이론(CRT)’에 대한 비판이었다. 도전자들의 메시지는 중도와 진보 진영 표까지 흡수했다.  
 
특히 워케샤 교육구의 한 유치원에서 일어난 일이 학부모를 결집하게 했다. 한 교사가 어느 날 교실에 동성애와 성전환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가져온 것이다. 당장 깃발을 내리라는 유치원 측 지시에 교사는 끝까지 거부하다 1일 징계를 받았다. 교사 노조는 해당 교사 지지 차원에서 노조원 전원에게 출근할 때 무지개 배지를 부착하라고 했다. 유치원 사건은 학부모와 교사노조 대결로 점화됐고, 학부모들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같은 날, 위스콘신주 케노샤카운티에 임원 선거가 열렸다. 민주당 텃밭인 이곳에서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공화당원이 당선됐다. 관계자들은 안티 경찰 케노샤 폭동에 넌더리를 낸 유권자들이 공화당 후보에게 몰표를 줬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오클라호마주의 유명 대학가인 노먼에도 변화가 있었다. 현역 시장인 브리아 클락이 고배를 마셨다. 클락은 초강경 코로나19 방역규제로 줄곧 논란이 됐다. 그런데 그는 오히려 “그 어느 지역보다 마스크 의무화를 먼저 도입했고 가장 나중에 해제했다”고 자랑했다. 노먼 시장은 초당적인 자리지만 경찰예산 삭감까지 주장했다가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앞서 지난해 11월 ‘딥블루 스테이트’로 분류되는 버지니아에서 학부모들의 반란이 감지됐다. 당시 공화당 후보가 주지사, 부지사, 검찰총장을 비롯해 주 하원 과반을 차지하는 역사적인 승리를 거뒀다. CRT, 동성애 및 성전환 교육에 학부모들이 반기를 들며 보수파 글렌 영킨을 주지사로 뽑았다. 민주당 진영은 교육은 교육자들에게 전적으로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호되게 역풍을 맞았다.    
 
지난 2월 샌프란시스코 교육위원 소환 선거도 마찬가지다. 강성진보 교육위원 3명이 최소 72% 이상 소환 찬성표로 쫓겨났다. 뉴욕타임스조차 “보수진영이 주도한 리콜이 아니다. 이건 반란”이라고 진단했다.
 
원격 수업으로 학생들 불만이 폭증하고 있음에도 교육위원들은 대면 수업을 하루 빨리 할 생각을 하지 않고 44개 공립 학교 교명에서 에이브러햄 링컨, 조지 워싱턴 등이 과거 노예를 거느렸다는 이유로 이들 이름을 삭제하는 지엽적인 문제만 신경 쓰자 학부모들이 분노한 것이다.
 
얼마 전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학부모 교육권리법(Parents Rights in Education Bill)’을 법제화했다. 교직원이나 제3자가 유치원~초등학교 3학년생에게 성 정체성 등 나이에 부적절한 교육을 금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민주당과 주류언론에서는 이를 두고 ‘게이라고 말하지 마세요(Don’t say gay bill)’ 법안이 통과됐다며 난리다. 어린 자녀들도 동성애와 성전환에 대해 교육받을 권한이 있다며 드산티스를 향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할리우드도 이번 이슈에서 절대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성 진행자 3명은 나란히 “게이! 게이! 게이!”라고 여러 차례 반복하며 반발을 표했다.  
 
분명한 것은 민주당이 여전히 CRT와 동성애 및 성전환 교육에 집착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류언론도 그들과 뜻을 같이한다. 그런데 올가을까지 학부모들의 생각은 달라질 것 같지 않다.   

원용석 / 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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