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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운수 아닌 지은 대로 받는다

'불교'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개념 중 하나가 바로 '인과(因果)'다. 대종사께서는 경전을 가르치고 선(善)을 장려하는 일보다 인과의 이치를 믿고 깨닫게 하는 일이 보다 급한 일이라고 하셨다.
 
인과는 '지은 대로 받는 것'이다. 우리는 일이 안되면 흔히 '운수' 타령을 하곤 하지만 세상에 우연히 일어나는 행운이나 불행은 없다는 것이 인과이다.
 
인과의 이치가 맞는다면 악행을 일삼으면서도 부귀영화를 누리는 자와 선행을 베풀면서도 곤란을 면치 못하는 이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인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진리계에서 뿐만 아니라 경험할 수 있는 현상계에서도 통용되는 원리이다. 열을 가하면 물이 끓고 밥을 먹으면 배가 부르다.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고 원인이 있으면 반드시 그에 따른 결과가 나타난다. 불가(佛家)의 인과가 현상계의 인과와 다른 점은 '업(業)을 동반한 인과' 즉 전생이나 내생 윤회의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음은 악하나 부귀를 누리는 사람은 전생 초반에는 선행을 하여 복을 지었으나 말년에는 타락하여 악한 일념으로 생을 마친 사람이며 이 생에 마음은 선하나 일생에 비참한 생활을 하는 사람은 전생 초반에는 죄를 지었지만 말년에는 참회하는 마음으로 생을 마친 사람이라 할 수 있겠다.
 
많은 사람이 인과에 관해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가 과연 과거에 지은 죄업에서 벗어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본인이 지은 바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고 받아야 하는 것이 인과라면 불가에서 죄업에서 벗어나는 일은 과연 가능한 일인가.
 
누군가를 때렸다면 자신도 반드시 맞아야 하는 것이 부처님도 피할 수 없다는 인과의 원리이다. 하지만 운동(수행)을 통해 신체를 단련해 놓는다면 맞는다 하더라도 아픔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으며 평소에 남을 많이 도왔다면(선업) 죄업에 의한 악과를 받을 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정해진 업은 피할 수 없지만 수행과 선업을 통해 가볍게 할 수는 있다 하겠다.
 
인과의 이치를 깨닫거나 믿게 되면 현재 일어나는 모든 일이 자신이 지은 바임을 명확히 알게 되기 때문에 원망하는 마음이 사라진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본인이 짓지 않은 부귀와 영화를 억지로 구하려다 보니 불만과 원망하는 마음이 그칠 날이 없지만 지혜 있는 사람은 이미 지어 놓은 죄복은 다 편안히 받으면서 미래의 복락을 위하여 꾸준히 노력하기 때문에 마음에 평안과 행복이 가득하게 된다.
 
앞으로는 이생에 지은 죄복은 이생에 거의 다 받게 될 만큼 세상이 밝아진다고 하셨다. 다가올 세상은 진리와 정의가 더욱 드러나고 권모술수와 불의는 설 곳을 잃는 밝은 세상이 될 것이다. 세상이 밝아질수록 참되고 선한 사람은 그 앞길이 더욱 광명하게 열릴 것이고 마음이 거짓되고 악한 사람은 그 앞길이 더욱 어두워질 것이다.
 
drongiandy@gmail.com

양은철 / 교무ㆍ원불교미주서부훈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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