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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시정부의 잘못 밝히려는 게 목적”

LA폭동 한인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추진
법조계 “공소시효 문제가 걸림돌”
“정부 무책임·무능 따지면 가능성도”

LA폭동 발생 30년 만에 조만철 정신과 전문의가 한인 피해자들을 대신해 시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추진하는 가운데〈본지 4월 8일자 A-1〉, 그동안 한인 커뮤니티가 주장해 온 시 정부의 부실 대응 책임을 법정에서 본격적으로 가릴 수 있게 될지 주목된다.  
 
당시 LA한인타운 6가와 노먼디에 위치한 LA카운티 ‘아태카운슬링&치료센터(APCTC)’ 디렉터였던 조 전문의는 상담 기록이 사본인 만큼 재판에서 증거자료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당시 치료했던 정신과 전문의들에게 연락해 기록으로 인정 받을 수 있도록 서명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전문의에 따르면 당시 정신적 충격으로 상담을 받은 한인은 700여명이며 정신과 치료를 받은 한인도 350여명에 달한다.  
 
조 전문의는 “폭동 발생 3개월이 지난 후 연방질병관리청(FEMA) 측이 원본 기록을 갖고 가면서 상담 기록을 없애라고 지시했다”며 “하지만 언젠가 이 기록들이 한인 피해자들을 위해 사용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사본을 남겨 보관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인 법조계에서는 소송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대다수는 공소 시효가 지나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케이스 유형에 따라 다르지만, 캘리포니아 주법 상 피해보상 소송 공소 시효는 1년에서 최대 10년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단순히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일 경우의 공소 시효는 2년으로 제한돼 소송 자체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제럴드 온 변호사는 “너무 좋은 아이디어다. 그러나 피해를 본 후 2년 안에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데 이 기간을 넘겨서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1921년 발생한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의 흑인 학살 케이스를 예로 들어 가능성이 있다는 반응이다.
 
이 사건은 1997년 주 정부가 진상조사위원회를 만들면서 미전역에 알려졌고 이후 오클라호마주 공립학교 교과서에 수록됐다. 최근에는 주 정부가 피해자와 생존자 및 후손들을 대상으로 보상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중 백악관이 행정명령을 발동해 일본계 미국인들을 강제수용소에 감금했다 배상한 케이스도 거론된다.  
 
미국은 종전 후 간헐적으로 사과만 하다가 1988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당시 피해자 및 가족들에게 1인당 2만 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보상을 받을 수 있던 건 종전 후 일본계 미국인 변호사들이 합심해 40년 동안 정부를 상대로 소송한 결과로 알려졌다.  
 
길옥빈 변호사는 “LA폭동 한인 피해자들도 털사 케이스와 비슷한 면이 있다. 또한 정부의 무책임과 무능으로 발생한 피해인 만큼 이를 강조한다면 공소시효에 상관없이 정부의 사과를 받아낼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전문의는 “소송의 목적은 피해 보상금을 받으려는 게 아니라 무고한 시민의 피해를 외면하고 폭도들로부터 보호하지 못한 정부의 잘못을 밝히려는 것”이라며 “시간이 걸려도 공식적인 사과라도 받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털사 흑인학살 사건은
 
지난 1921년 5월31일부터 6월1일까지 이틀 동안 백인 폭도들이 털사의 흑인 지역인 그린우드로 몰려가 흑인들을 무참히 살해하고 집과 교회, 기업과 상점들을 파괴하고 불태운 사건이다. 당시 흑인 약 300명이 숨지고 1만 명이 집을 잃었다.

장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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