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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이야기] 빛의 정체

박종진

박종진

이 세상에 단 한 가지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빛의 속도다. 물속이나 진공에서도 같은 속도이고, 심지어는 상대적으로도 항상 같다. 예를 들어 우리가 시속 50km로 달리는 기차에서 사과를 시속 10km로 전방을 향해 던졌다면 그 사과의 실제 속도는 시속 60km가 된다. 그러나 날아가는 우주선에서 전방으로든 후방으로든 빛을 비춰도 그 빛의 속도는 여전히 똑같다. 빛의 속도는 절대적이든 상대적이든 항상 일정하다. 그것이 빛의 비밀이다. 빛은 1초에 30만km를 간다. 지구를 무려 일곱 바퀴 반을 도는 속도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빛의 속도에 근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과학적인 생각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빛보다 더 빠른 것은 이 세상에 없다. 빛의 속도야말로 상대적 우주에서 절대적인 단 하나이다.
 
초등학교 자연 시간에 소리도 속도가 있다는 것을 배운 후 천둥이 치던 밤에 잠을 깨면 번개가 번쩍할 때 속으로 가만히 하나, 둘, 셋 숫자를 세었다. 소리의 속도와 걸린 시간을 곱하면 번개 구름의 위치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메아리를 경험해 본 우리는 소리에 속도가 있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21세기를 사는 우리지만 빛의 속도가 유한하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고 그저 배워서 억지로 알고 있는 형편이다. 빛은 상상할 수도 없이 빠르기 때문이다. 갈릴레이는 랜턴을 들고 산꼭대기에 올라가 실험을 했다. 그는 산에 올라 소리를 지르면 메아리가 되어 돌아오는 시간과 두 산등성이의 거리를 이용하여 소리의 속도를 잴 수 있다는데 착안하여 서로 멀리 떨어진 산꼭대기에서 랜턴의 불을 이용하여 빛의 속도를 측정하려고 했다. 물론 순진했던 그의 실험은 실패했다. 빛은 상상할 수도 없이 빠르기 때문이다.  
 
빛은 직진하며 반사하고 굴절한다는 사실은 학교 과학 시간에 이미 배웠다. 그런데 빛을 파동으로 보았을 때는 회절하고 서로 간섭한다. 또한, 빛은 프리즘을 통해 분산될 수 있고 합성되어 다른 색을 띠기도 하며 산란하므로 저녁노을이 붉게 보인다. 이상에서 열거한 것들이 빛의 성질이다. 빛에 대해서 처음으로 그 실체를 밝힌 사람은 뉴턴이었다. 그는 프리즘을 사용해서 빛이 여러 가지 색깔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가장 처음 알아냈으며 빛은 입자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말한 데카르트가 빛의 파동설을 주창했지만 그 당시 과학계를 평정한 뉴턴의 입자설에 눌려 명함도 제대로 꺼내 놓지 못했다고 한다.
 
전자기파란 전기장과 자기장을 함께 갖는 파동을 말하며 줄여서 전파라고도 불린다. 그중 인간의 눈에 보이는 부분이 가시광선이며 그것이 바로 빛이다. 태양 광선이 대기층을 지날 때 가시광선 중 비교적 산란이 적은 보라색이 통과하지만 정작 우리 눈의 색편향 현상 때문에 파랗게 보이고 그래서 하늘이 파란 것이다.
 
빛은 이 우주 만물의 근원이며 생명의 원천이다. 그 빛이 사라지는 날 이 우주도 끝난다. 우주의 수소가 소진되고 마지막 별이 수명을 다하는 순간 우주는 종말을 맞게 된다. 빛이 있으므로 시작된 우리의 우주는 결국 빛이 없으므로 끝난다. 지금부터 100조 년 후의 일이니 명 짧은 우리는 걱정 안 해도 된다.(작가)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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