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자유를 위한 항전
인류 역사의 주제는 자유이다. 자유의 중요성을 말할 때 항상 버지니아주 초대 주지사였던 패트릭 헨리의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연설을 떠올린다. 이 연설이 진한 감동을 주는 이유는 모든 인간이 비참한 노예로 사는 것보다는, 힘들더라도 자유인으로 사는 것이 훨씬 행복하다고 믿기 때문이다.최근 러시아가 국제 규범을 위반하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러시아가 국제인도법을 위반하면서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과 산부인과와 어린이 병원, 심지어 실험용 원자로가 있는 하르키우의 물리기술 연구소까지도 포격을 가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 노약자들과 어린 아이들 그리고 여성들은 자유를 찾아 이웃 나라들로 피란길에 나섰다. 반면에 젊은 남성들은 우크라이나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항전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 시시주간지 ‘타임’은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럽 의회에서 연설한 ‘삶이 죽음을 이길 것이며, 빛이 어둠을 이길 것’이라는 메시지를 소개하면서 그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런 용감한 지도자로 인해 우크라이나 국민 13만 명이 자원입대 했고 세계 각처에 흩어져 살고 있는 우크라니아 젊은이들이 자유를 지키기 위해 귀국하고 있다.
진정한 지도자는 국민들로 하여금 자유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할 뿐 아니라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이다.
인류 역사에는 수많은 자유 항전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항전으로 이스라엘의 마사다 항전을 꼽을 수 있다. 이 마사다 항전은 유대인의 선민사상과 더불어 이스라엘을 지탱하는 정신적 지주이기도 하다. 1차 유대전쟁(AD 66~73)에서 예루살렘이 로마군에 함락되자 열혈당원들이 가족을 데리고 도망을 간 곳이 바로 마사다 요새였다.
로마의 실바 장군은 967명의 마사다 저항세력을 뿌리 뽑기 위해 로마의 정예부대 중 하나인 제10 군단의 9000명 병력과 유대인 전쟁포로 6000명을 투입했다.
고립된 마사다는 2년 이상을 버틴 후, 지도자 엘르아잘 벤 야이르의 ‘로마에 잡혀 노예로 사느니, 차라리 자유라는 이름의 수의를 입자’라는 제안에 모든 가장들은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을 포옹한 뒤 칼로 아내와 자식들을 죽이고 회의장에 다시 모여 제비를 뽑았다. 뽑힌 사람 10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집으로 돌아가 자기 손으로 죽인 처자식 옆에 누웠다. 제비 뽑힌 10명은 요새 안을 돌며 전우의 목숨을 거뒀다. 남은 10명은 또 제비를 뽑았다. 똑 같은 방식의 죽음을 택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한 명은 자결을 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로마군에게 식량 창고 한 두 군데는 남겼다. 왜냐하면, 자신들이 먹을 것이 떨어져 죽음을 택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아직도 마사다로 상징되는 자유를 위한 불굴의 저항정신은 유대인의 유전인자 속에 살아 숨쉬고 있다.
자유는 결코 값 없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자유민주주의를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아직도 우리는 자유를 위해 피를 많이 흘려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
자유가 없으면 보다 나은 사회를 향한 진보도 없다. 그러기에 우리는 자유의 가치를 더욱 존중하며 자유민주주의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손국락 /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라번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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