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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주 목적이면 변동금리 모기지 재고해야

변동금리 모기지 부활 주의할 점

고정금리보다 금리 1%p 이상 낮아
다급한 바이어 몰려 최대 10% 비중


초기 상환 부담 낮아 일부 투자용 적합
변동 기간 진입 후 예측 불가 리스크 커
 
모기지 이자율이 크게 오르면서 고정금리 모기지(ARM)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기준 ‘프레디맥’이 발표한 30년 만기 고정금리 모기지의 평균 이자율이 4.67%지만, 5년 만기 변동금리는 3.50%로 1.17%포인트 낮았기 때문이다.
 
이미 오른 집값도 부담인데 이자율까지 오르면서 이중고에 처한 바이어가 당장 금리가 낮은 고정금리로 관심을 돌리는 경우도 포착된다. 일부는 바이어 경쟁 속에서 일단 변동금리 모기지로 주택을 구매하고 나중에 처분하는 전략까지 쓰고 있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변동금리 모기지를 이용하려면 인덱스, 마진, 디스카운트, 금리 캡, 마이너스 상각(Negative Amortization), 페이먼트 옵션, 대출 재계산 등을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난해한 이론
 
쉽게 말해서 연준은 대출 희망자들에게 변동금리 모기지 선택 시 주의할 것을 경고한 것이다. 대출받으려면 당장 월 페이먼트뿐 아니라 말 그대로 이후 금리가 변동된 뒤 갚아나갈 페이먼트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미리 따져야 한다는 뜻이다. 또 옵션에 따라 빌린 원금이 줄어들지 않고 늘어날 수 있는 구조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렇게 복잡하니 대부분 대출자가 고정금리를 선택하지만 역시 문제는 2020년 12월 2.7%까지 낮아졌던 평균 이자율이 현재 5%를 향해 오르고 있는 점이다. ‘뱅크레이트’는 지난달 말 평균 이자율로 4.9%를 제시했는데 50만 달러 대출을 예로 들면 2020년 12월 이후 월 페이먼트 부담이 625달러 늘어난 셈이다.
 
▶변동금리 수요 증가
 
모기지은행협회(MBA) 통계에 따르면 이자율이 3% 아래였던 지난해 11월 말 전체 모기지 신청 건수에서 변동금리가 차지한 비중은 3.4%에 그쳤다. 당시는 역사상 가장 낮은 모기지 이자율의 혜택을 누리며 30년 장기 고정금리로 못 박길 원하는 대출자만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연말부터 이자율이 오르기 시작하고 해가 바뀌어 상승 폭이 커지자 변동금리 모기지 비중은 달마다 첫 자리를 바꿔 2월 말 5.3%에 이어 지난달 말에는 6.6%까지 치솟았다.
 
‘코어로직’은 다른 방식을 활용해 분석하며 이미 1월 변동금리 모기지 비중이 10%를 넘어 지난해 1월 10년래 최저였던 4%를 크게 웃돌았다고 밝혔다.
 
▶변동금리 모기지의 악몽
 
변동금리 모기지는 2006년 주택 위기 때 악명을 떨친 바 있고 세월이 흐른 요즘 새롭게 부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브루킹스 연구소’는 주택 위기 당시 변동금리 모기지가 악명을 떨친 이유는 정상적인 대출이 안 되는 대출자까지 마구잡이로 끌어들였기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초기에 낮은 상환금을 미끼로 일단 대출을 실행했지만 이후 집값 하락과 경기 하강으로 수많은 부실대출을 양산했다는 지적이다. 다만 버블이 붕괴된 이후 재건 과정에서 고정금리 모기지도 이자율 산정 방식을 조정하고 대출 심사를 강화해 현재는 안정적인 상태로 대출자의 자격을 따지고 있다.
 
▶변동금리 모기지 비교
 
대출자가 보게 될 2가지 숫자가 있다. ‘5/1 ARM’ 같은 식이다. 앞의 5는 5년간 초기 이자율이 고정된다는 의미이고, 뒤의 1은 이후 1년마다 대출 기간이 끝낼 때까지 이자율이 변동한다는 뜻이다.
 
가장 일반적인 변동금리 모기지는 5/1 ARM으로 국책 모기지 기관인 ‘프레디 맥’이 매주 변동금리 모기지의 평균 이자율을 발표할 때 사용하는 표준이다. 일부 렌더들은 3/1 ARM, 7/1 ARM, 10/1 ARM 등도 취급한다. 이자율 변동의 기준은 은행 간 벤치마킹 금리인 1년 리보(Libor)가 주로 이용된다.
 
초기 이자율은 첫 번째 숫자가 낮을수록 떨어진다. 모기지 렌더 입장에서 보다 자주 시장금리에 맞게 이자율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주는 일종의 혜택이다. 물론 대출자 입장에서도 향후 이자율이 떨어진다면 보다 일찍 달라진 낮은 이자율의 이익을 누릴 수 있다.
 
다만 미래의 이자율이 높아지면 이는 위험한 선택으로 이때 기회비용이 크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금리 상승기에는 초기 이자율 고정 기간을 길게 설정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자율이 바뀐다고 무한대는 아니다. 연방 소비자금융보호청(CFPB)에 따르면 변동금리 모기지에는 보통 3가지 금리 캡이 적용되는데 급격한 금리 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함이다.
 
첫 번째 캡은 초기 고정기간이 끝난 뒤 적용되는데 통상 2%포인트다. 최초 적용 이자율이 예를 들어 5년 뒤 처음으로 조정될 때 2%포인트 이내에서만 오르거나 내리는 것이다. 두 번째 캡은 이후 변동 사이클마다 적용되는데 마찬가지로 보통 2%포인트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캡은 대출 기간 전체 상승률로 5%포인트 수준이다.
 
▶일부 투자 목적용  
 
변동금리 모기지 중 최저 페이먼트 대출은 통상적으로 원금을 줄여주는 대신 매달 내는 상환금을 낮춰준다. 대출자는 대출 원금에 대한 이자만 내면 된다. 또 마이너스 상각 대출도 있는데 이는 실제로 내야 하는 이자보다 적은 금액만 상환하면 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대출 원금이 불어나는 문제가 있다.
 
고정금리 대출과는 비교할 수 없는 기묘한 계산법으로 미래에 소득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 힘들거나 실수요자로서 집을 산 뒤 계속 거주할 목적이라면 역시 변동금리 모기지는 추천되지 않는다.
 
대신 비교적 단기간 투자 목적이나 수리해서 되파는 플리핑 목적이면 생각해 볼 수 있는 전략이다. 모기지 브로커 ‘리날디 그룹’의 스티븐 리날디 대표는 “당장 자금이 부족해 적은 다운페이로 변동금리 모기지를 받아 집을 사는 경우가 가장 걱정된다”며 “이자율이 오르면 당연히 부담이지만 만약 집값이 내려가도 깡통주택밖에 남지 않고 고정금리 모기지를 벗어나는 것도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변동금리 모기지는 대출 초반에 상당한 금액을 아낄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싼 주택을 살 때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리날디 대표는 “20만 달러 대출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현재 변동금리 모기지 이자율 3.5%와 5%에 육박한 고정금리 모기지의 월 상환금 격차는 400달러 정도다”라며 “‘7/1 ARM’을 기준으로 하면 연간 5000달러, 최초 7년간 3만5000달러를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모기지 대출이 20만 달러 아래라면 변동금리 모기지를 선택해 아낄 수 있는 부분이 이보다 적다. 그는 “한 달에 100달러 정도 아끼자고 예상하기 힘든 장기 금리에 베팅하는 것은 가치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모기지 업체 ‘론디포’의 브라이언 러그 최고크레딧책임자(CCO)도 “변동금리 모기지의 가장 이상적인 활용법은 저렴한 초기 부담으로 주택을 사서 시세 상승과 함께 에퀴티를 챙기고 수년 안에 제대로 팔아 더 큰 집으로 옮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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