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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짚라인(Zip line)

‘견딜 수 없네 더 이상은 견딜 수 없네’ 의 속박에서 튕겨져 나와 코스타리카에 떨어졌다. 근무하고 있는 병원도 코로나19 ICU를 폐쇄한 상태라 안심이 되어 상쾌한 마음으로 떠났다. 코스타리카 여행은 유럽과는 다르게 자연 친화적인 힐링 자체였다. 중앙아메리카에 위치하며 서쪽은 태평양, 동쪽은 카리브 해를 접하고 북쪽은 니카라과, 남쪽은 파나마와 국경 하며 나라 이름은 풍요로운 해안을 뜻한다. 연중 열대성 기후로 고도, 강우량, 지형 등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화씨 60~80도 정도로 사람과 동식물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다.  
 
대규모의 생태공원, 최대의 분화구를 가진 활화산도 있어 곳곳에 펼쳐진 아름다운 조경은 가히 말문이 막힐 지경이었다. 이 조경과 어우러진 자연 노천에 용암으로 데워진 알칼리성 온천욕을 즐기며 ‘여기가 바로 천국이구나!’ 하는 탄성이 저절로 새어 나왔다. 사전에 공부하고 기대를 많이 하고 갔지만 실제의 풍광은 기대 이상의 감동이었다. 하늘에 흐르는 구름만 바라보아도 무아지경에 빠질 정도로 구름은 촌각을 다투어 온갖 다른 형상을 빚어내어 수묵화로 병풍을 펼쳐 놓은 듯했다. 고산지대는 항상 구름이 산봉우리와 술래잡기를 하듯 바쁘게 움직인다. 햇살과 바람, 그리고 비가 황금분할로 생태계를 아름답고 조화롭게 이끌어가고 있음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다.  
 
코스타리카는 2012년 행복지수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고 그 이후로는 히말라야의 부탄과 함께 삶의 질과 행복지수 1, 2위를 유지하고 있다. 국민소득이 한국의 절반 수준이지만 교육과 의료가 무료인 복지국가이고 군대가 아예 없다고 한다. 코스타리카의 풍부한 대자연과 그리고 아직 유지되고 있는 지역주민 공동체적 삶이 코스타리카인의 낙천성과 높은 행복지수의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하지만 요즘처럼 글로벌 시대에는 세계의 트렌드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인터넷 세상으로 여전히 돈은 삶의 많은 부분을 지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부자들은 사교육을 받을 수 있고 유학을 가며 특수한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환경 친화 관광(Eco-tourism)으로 관광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고 한류열풍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니 격세지감이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집라인 체험이다. 높은 곳에서 와이어를 타고 세속 120km로 내려가는 형태의 놀이기구로 산 아래 경치를 감상하며 스릴을 만끽하는 산악경기이다. 아주 어렸을 적에 타잔이 너무 부러웠던 시절이 있었다. 성장하는 과정에서도 하늘을 나는 비상의 꿈을 그치지 않았다. 청소년 때는 겨드랑이에서 날개가 자라는 꿈을 간절히 소원하기도 했다. 한때는 물보라로 변신하여 태평양 연안을 누비고 다니는 상상을 하기도 했다. 이번 기회에 이에 근접한 꿈을 이룰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비록 줄에 몸을 매달았지만 눈 아래를 굽어보며 밀림을 누비는 타잔이 된다. 하늘을 나는 새가 부럽지 않다. Carpe Diem!(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 하늘과 새와 내가 하나가 되어 하늘을 난다. 얼마나 이날을 고대해왔던가! 내 영혼이 유체이탈로 자유롭다. 밀림의 왕자를 만나고 하늘의 요정도 만나고 싶다. 파스칼 브뤼크네르의 말처럼 ‘생의 마지막 날까지 사랑하고 일하고 여행하고 세상과 타인들에게 마음을 열어두어라. 흔들림 없이 자기 힘을 시험하라. 좋아하는 일, 할 수 있는 일, 호기심을 포기하지 말고 불가능에 도전하라’는 메시지가 귓가에 쟁쟁하다.

정명숙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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