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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니콜 리 시카고 시의원

박춘호

박춘호

이제는 앨더퍼슨(alderperson)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시의원을 뜻하는 앨더맨(alderman)에서 앨더퍼슨으로 바뀐 것인데 시카고의 시의원을 지칭한다. 시의원들은 워드(ward)라고 불리는 지역구를 기반으로 활동한다. 시카고 시의원은 모두 50명이다. 인구 300만명 규모의 미국 3대 대도시라 하더라도 한 도시에 시의원이 50명까지 있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도 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쨌든 50명의 시의원들이 일반 주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결정을 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실생활에 필요한 일이 많은데 제설작업 요청이라든지 거리 청소 신고, 쓰레기 수거 등을 요청하거나 불만을 신고할 때 주민들은 시의원실을 가장 먼저 찾는다. 시의회의 일원으로 재산세를 정하고 각종 수수료의 인상 여부를 결정하기도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역의 재개발에 큰 영향을 끼치고 개인 재산과 사업체에도 막대한 변화를 끼치는 조닝 변경과 세수증대사업 결정 등에도 시의원의 영향은 막강하다. 시카고 시의원 중에서 부정부패 혐의로 유죄를 평결 받는 사례가 많은 것은 그만큼 이권에 가깝다는 뜻이기도 하다.
 
 
예전에 한인 비즈니스가 많았던 시카고 로렌스길만 하더라도 이 지역 시의원과 한인들 간의 접촉이 잦았다. 마가렛 로리노 시의원이 그랬고 팻 오코너 시의원도 한인사회와 가깝게 지냈다. 리차드 멜 시의원 역시 한인사회 숙원사업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한인사회가 푸드 바스켓을 하고 불우이웃을 돕는 행사를 하면 지역 시의원들이 반드시 참석하기도 했다. 담당 지역 재개발 프로젝트가 끝나면 시의원이 참석해 축하해주기도 한다. 치안 등의 문제가 생겨서 시의원과 만날 필요가 생기면 정례적으로 개최되는 상가안전간담회에 참석하면 됐다. 그 자리에서 시의원은 시청의 지원 프로그램과 새로운 결정 사항 등을 설명하는 자리로 삼았다. 그렇게 시의원은 우리네 일상에 들어오곤 했다.


 
 
1837년 처음 조직된 시카고 시의회에서 첫 아시안 여성 시의원이 탄생했다. 차이나타운을 포함하고 있는 11지구의 중국계 여성 니콜 리가 주인공이다. 11지구는 특별하다. 중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하는 시카고 최대 아시안 밀집지역이기도 하면서 아이리쉬계의 주민들이 많은 브릿지포트도 포함하고 있다. 아이리쉬 정치인들로 대표되는 리차드 데일리 전 시카고 시장 부자와 매디건 전 하원 의장 모두 이 곳을 정치적 고향으로 삼고 있다. 그런 곳에서 첫 아시안 여성 시의원이 시장 지명으로 배출됐다는 것은 여러가지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니콜 리의 아버지 진 리가 데일리 시장의 부비서실장이었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봐야 할 것이다. 진 리는 '차이나타운의 시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차이나타운을 대표하는 인물이었고 데일리 시장의 최측근으로 불렸다.  
 
아직도 데일리 시장의 영향력이 강해 그의 조카이자 아버지 데일리 시장의 외손자인 패트릭 데일리 톰슨 시의원이 최근까지 현역으로 재임할 정도로 아이리쉬계를 빼놓고 11지구를 말할 순 없을 정도다. 시카고 시장이 11지구 시의원으로 지명되길 바라는 27명의 후보 중에서 이 지역을 가장 잘 알고 대표성을 지닌 인물을 뽑았다고 설명하는데 그 인물이 중국계와 아이리쉬계 커뮤니티와 깊은 연관이 있는 니콜 리를 지명한 것이다.  
 
또 한가지는 현재 시의회에서 진행 중인 선거구 재획정과 관련된 사안이다. 두 가지의 재획정안이 시의회에서 소개됐는데 마감 기일까지 합의가 어려워 결국은 주민투표에 부쳐질 것으로 보인다. 다행인 것은 두 가지 재획정안 모두 11지구를 아시안 지역구로 삼았다는 것. 즉 흑인 코커스와 라티노 코커스 모두 이 지역은 별도로 묶어 아시안 시의원이 당선될 가능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다음 시의원 선거는 2023년 4월이기 때문에 니콜 리의 출마와 당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높다고 봐야 한다. 아직까지 니콜 리의 내년 출마 여부는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  
 
이렇게 아시안 선거구가 탄생하면 50명의 시의원 중에서 아시안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전달할 최소 1명의 시의원은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게 된다. 시의원이 실제 우리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결정을 내린다는 점에서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첫 아시안 여성 시의원의 탄생을 보면서 지난 10년간 30%에 달하는 인구 증가를 기록한 아시안 커뮤니티의 전환점이 될만한 일이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물론 이에 앞서 50지구 시의원 후보로 출마했다가 아깝게 낙선한 네이시 돌라 후보가 있었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그녀는 2007년 50지구 시의원 후보로 출마한 필리핀계 여성이었는데 당시 현역이자 막강한 실세였던 버나드 스톤 의원과 결선 투표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으나 근소한 표차로 패배한 바 있다.  
 
또 47지구에서 재선에 성공한 아마야 파와 전 시의원도 있었다. 인도계인 파와 시의원은 두 번이나 이 지역구에서 시의원 선거에서 승리, 첫 아시안 시카고 시의원으로 기록됐다. 이후 시카고 재무관 선거에 출마하면서 시의원직에 다시 도전하지 않았지만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니콜 리 시의원이 탄생될 수 있었다.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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