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청소년 재정교육이 필요한 까닭
플로리다주 의회에서는 고등학생들이 정규과목으로 재정교육을 받아야 하는 법안이 최근 통과됐다.또한 미국에선 매년 4월을 재정에 관심을 두는 달로 설정해 기본적인 금융 상식홍보에 나서고 있다.
세상을 살아가며 주식투자, 채권과 이자율 관계, 복리계산과 적용, 신용카드 이자율, 주택융자금, 학자금 투자와 융자, 은퇴 투자, 보험 등 필요한 재정 상식은 무수히 많다.
미국에 이민 온 1세대는 아이들 교육에 모든 시간과 정성을 기울이지만 한평생 살아가는데 필요한 금융 지식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부모 역시 재정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들도 재정교육의 내용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재정교육 중요성의 한 예로 미국 자동차 5대 보험회사의 보험료는 개인의 신용등급에 따라 책정한다. 신용등급이 불량한 개인은 등급이 높은 사람에 비해 자동차 보험료를 65% 더 낼 수 있다. 자동차 사고 등이 전혀 없어도 신용등급에 따라 보험료를 2배 이상 내는 경우도 있다. 집을 살 때 필요한 주택융자금 이자율도 신용등급에 따라서 큰 차이가 있다.
신용카드 한도액이 1만 달러이고 매달 사용 액수를 갚으면 신용등급에 아무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신용회사는 카드 한도액과 쓴 빚을 함께 계산한다. 한도액 1만 달러에 대해 1000달러를 사용하면 10%이며 2000달러를 사용하면 20%이다. 이것을 ‘사용 비율(Utilization Ratio)’이라고 하며 이 숫자가 적을수록 신용등급이 높아진다. 신용등급 회사는 이 비율을 한 자리 숫자, 즉 10% 미만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 신용등급을 높이기 위한 간단한 방법 중의 하나이다.
일반 투자자는 투자할 때 대박 나는 종목을 선택하고자 한다. 투자하는 시점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저축을 해야 한다. 주식시장은 주기적으로 오르고 내림을 반복한다. 그러나 100달러에서 100달러를 더 저축하면 100% 상승이다. 뛰어난 투자 방법이 부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꾸준한 저축이 투자의 첫걸음이고 부를 축적하는 기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도박이나 주식 투기는 단기간에 투자 돈이 불어나기를 기대한다. 생각한 대로 돈이 불어나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이렇게 될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 본전만 유지해도 다행이고 몸과 마음도 함께 상한다. 제대로 하는 투자는 장기간에 투자 돈이 꾸준히 불어나게 하는 것이다.
수익률 10%란 투자 돈이 7.2년마다 두 배로 불어난는 것을 말한다. 10만 달러 투자는 7.2년 후 20만 달러, 또 7.2년 후는 40만 달러로 불어나는 놀라운 수익률이다.
이런 투자 복리효과를 받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는 주식 투자에 가장 치명적이다. 조급한 마음은 놀라운 주식시장 수익률을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투자 실패로 이어지게 한다.
지난 2021년 증권투자는 27.9%, 2020년은 18.4%, 2019년은 31.5%라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박을 기대하지 않고 미국 500대 기업인 주식시장에 투자했다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높은 수익률이다. 지난 13년의 연평균은 16.03%이다. 이것은 10만 달러 투자가 거의 70만 달러로 불어난 놀라운 수익률이다.
하루하루 바쁘게 돌아가는 이민 생활에서 모든 재정 상식을 이해하고 생활에 반영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자신의 신용등급이 얼마인지, 어떻게 돈을 모아서 투자하는지, 투자를 가능한 왜 일찍 시작해야 하는지 등 기본적인 재정 상식을 이해해야 한다. 재정교육은 재산 상속보다도 더 소중한 누구나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자산이다.
이명덕 / 재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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