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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올바니로 올라가는 새벽 버스

오는 3월 29일 플러싱에 있는 민권센터 앞으로 뉴욕주 수도인 올바니로 올라가는 새벽 버스가 온다. 지난 3월 2일에 이어 이번 달에만 두 번째다. 버스에는 민권센터와 뉴욕한인봉사센터 스태프와 자원봉사자들, 한인 어르신들이 다른 이민자 권익 단체 대표들과 함께 오른다.
 
이번에도 서류미비자들의 건강보험 가입 권리를 외치려고 버스에 몸을 싣는다. 지난 3월 2일에는 주의회를 상대로 예산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와 행진을 벌였다. 그 뒤 의회가 이민자 커뮤니티의 의견을 받아들여 서류미비자 건강보험 예산을 마련하고 심의 중이다.
 
2021년에만 뉴욕 주민 8200명이 건강보험이 없어 목숨을 잃었다. 이 가운데 33%인 2700여 명이 서류미비자였다. 현재 뉴욕주에는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서류미비자 15만4000명이 있다. 주의회 법안에 따르면 이민 신분에 관계없이 수입이 연방정부 빈곤선의 200% 이하(1인 가정 2만7180달러, 2인 3만6620달러, 3인 4만6060달러, 4인 5만5500달러)이면 주정부가 제공하는 에센셜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에센셜 보험은 현재 가입비가 무료이고 본인 부담금도 없다. 치과와 안과 진료까지 제공된다. 예산 5억 달러를 책정하는 이 법이 제정되면 해마다 적어도 무보험자 4만6000여 명이 에센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그리고 의료 비용을 2000만 달러 가까이 절약할 수 있다.  
 
하지만 주정부는 이보다 더 많은 예산이 들어갈 수 있다며 선뜻 승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래서 올바니로 올라가는 새벽 버스가 또 달린다. 지난 2019년 서류미비자 운전면허, 2021년 서류미비자 실업수당을 목이 터져라 외쳐서 얻어냈듯이 다시 한번 이민자 커뮤니티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일각에서는 서류미비자들에게 건강보험 혜택을 주는 것이 부당하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들 대다수가 팬데믹 상황 속에서 이른바 ‘필수 업종’에서 일하며 뉴욕주 경제를 지키는 역할을 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서류미비자를 포함한 이민자들이 뉴욕주 세수에 기여하는 액수는 연간 10억 달러에 달한다. 당당하게 요구할 자격이 있다.
 
최근 뉴욕시 감사원장은 서류미비자 건강보험이 뉴욕 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밝히기도 했다. 브래드 랜더 감사원장은 조기 사망 예방에 따른 추산 이익 6억4900만 달러, 노동생산성 증가로 2200만 달러, 본인 부담금 절감으로 2000만 달러 등 모두 7억1000만 달러의 이익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런 까닭에 이미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등 여러 주에서 서류미비자들에게도 건강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민권센터 앞으로는 해마다 수십차례 버스가 새벽에 도착한다. 때로는 연방의회와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DC로 가서 이민법 개혁을 외치는 사람들이 탑승한다. 또 오는 29일처럼 올바니로 올라가 이민자 관련 주법 제정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버스를 가득 채운다. 거리가 먼 탓에 이른 아침에 모일 수밖에 없다. 가장 고마운 분들은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다. 민권센터나 뉴욕한인봉사센터에서 도움을 받은 뒤 스스로 활동에 참여해 주시는 분들이다. 장시간 버스에 몸을 싣고 변변치 않은 끼니로 배를 채우면서도 함께해 주시는 이분들이야 말로 정말 한인사회의 어르신이자 영웅들이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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