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링컨을 생각하며
“에이브러햄 링컨은사람을 사랑한 인격자다
이전에 원한이 있는
원수 같은 사람이라도
용서와 화해를 하는
위대한 정치가였다
사랑과 관용의 정신을
정치에서 실현했다”
미국의 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은 1809년 2월 12일 켄터키 호젠빌에서 태어났다. 1865년 4월 14일 성공회 신도인 존 윌크스 부스 일당에게 포드 극장에서 총격을 당한 지 하루 만인 4월 15일 56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남북전쟁을 끝내고 며칠 후에 숨을 거뒀다.
링컨은 20세 이후 일리노이 스프링필드에서 결혼도 하고 변호사 개업도 했다. 그가 생전 이룬 업적은 모두가 잘 아는 바다. 남북전쟁을 통해 연방을 유지했고 남부의 노예제도를 폐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은 통일된 한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링컨은 집안이 가난해 제대로 학교에 다니지 못했다. 모두 1년여 정도 학교 공부를 했고 그는 독서광이어서 다방면에 걸친 광범위한 독서를 했다.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3년 동안 머리 싸매고 공부했다. 특히 그는 마크 트웨인을 좋아해서 그의 소설을 많이 읽었고 셰익스피어의 희곡과 시도 탐독을 했다. 어머니가 9살 때 세상을 뜨면서 성경책을 물려주었는데 성경을 늘 읽으면서 인생의 모든 해답이 성경 속에 들어 있다고 했다.
미국 남북전쟁(1861-65)이 진행되고 있던 1863년 11월 19일, 링컨은 전쟁의 전환점이 된 혈전지 게티즈버그(펜실베이니아주)를 방문하고 전몰자 국립묘지 봉헌식에 참석했다. 그 식전에서 불과 2분간의 짧은 연설을 했는데 그것이 유명한 ‘게티즈버그 연설’이다.
그는 마지막 부분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의 가호 아래 이 나라는 새로운 자유의 탄생을 보게 될 것이며,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정부는 이 지상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이곳에 에이브러햄 링컨의 숨겨진 일화 한 토막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가 위대한 대통령이 되었는데 그 이면에 어떤 일화가 있었을까.
일리노이주에서 애송이 변호사로 일할 때였다. 에드윈 스탠턴이란 유명한 변호사와 함께 사건을 맡게 되었다. 링컨에게는 변호사에 대한 공부를 할 좋은 기회가 온 것이었다. 그래서 무척 좋아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통해 유명한 스탠턴에게 많을 것을 배울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링컨 혼자의 생각이었다.
스탠턴은 은근히 화가 났다. “저런 촌뜨기 애송이와 어떻게 일을 함께 하란 말인가. 난 못합니다.” 스탠턴은 큰소리치며 법정 밖으로 휭 나가 버렸다. 마음이 들떠 있던 링컨은 갑작스러운 사태에 몹시 당황했다. 그런 모독은 세상 나고 처음이었다.
그 후 링컨은 미국의 대통령이 됐고 전쟁 장관(secretary of war)을 누굴 택할까 고민하다 스탠턴을 신임 전쟁 장관에 임명하겠다고 발표했다. 참모들은 깜짝 놀랐다. “대통령님, 몇 년 전 그 일을 잊으셨습니까? 스탠턴의 무례한 행동을 벌써 잊은 것은 아니시지요?”
참모들이 일제히 임명 반대를 하고 나서자 링컨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는 수백 번 무시 당해도 좋아요. 다만 그 사람이 전쟁 장관이 되어 우리 국방을 튼튼히 하고 임무 수행을 잘 하기만 한다면 무엇이 문제가 되겠소? 더욱이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며 국정을 잘 수행해 나가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모두 내 편을 만드는 것이요. 안 그렇소?”
참모들은 링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으며 스탠턴도 있는 힘을 다해 링컨을 도와 나랏일을 열심히 했다. 링컨은 이렇게 말했다. “정의라는 것은 널리 사랑을 가지고 올바르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각자의 다듬어진 인격의 만남을 통해 사랑과 정의의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두 사람의 우정 관계는 돈독해져서 링컨은 남북전쟁 당시 스탠턴을 전쟁 장관으로 임명했다. 그는 링컨이 암살 당할 때도 임종을 지켜 보면서 눈물을 흘리며 이런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는 지금 모든 시대에 속합니다(Now he belongs to the ages).”
링컨 대통령은 사람을 사랑한 인격자였다. 비록 원수 같은 사람일지라도 용서와 포용하는 참으로 위대한 정치가였다. 우리나라에도 새 대통령이 당선되고 참모진도 뽑았다고 한다. 적수와 같았던 상대방이라 해도 신뢰할 만한 인격과 능력을 갖추고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정치가라면 기꺼이 등용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협력의 정치를 펼쳐주기를 새 대통령 당선인에게 간곡히 바란다.
김수영 / 수필가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