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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감동, 작품성 깊은 성소수자 영화

위대한 자유(Great Freedom)

‘위대한 자유’는 동성애자 한즈의 시간을 초월한 개인사이며 동시에 전후 독일의 정치사이기도 하다. 프란츠 로고스키의 연기가 감동적이다. [MUBI]

‘위대한 자유’는 동성애자 한즈의 시간을 초월한 개인사이며 동시에 전후 독일의 정치사이기도 하다. 프란츠 로고스키의 연기가 감동적이다. [MUBI]

영화 리뷰

영화 리뷰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났다. 연합군은 독일인 포로들을 모두 독일로 넘긴다. 그러나 모든 포로들에게 자유가 주어진 것은 아니다. 한스(프란츠 로고스키)는 다시 독일 감옥으로 이송된다.  
 
‘위대한 자유’는 단지 그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30년에 걸쳐 반복적으로 감옥형에 처하는 한 남자의 슬픈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전후 독일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영화는 동성애자를 처벌하는 형법 175조를 소재로 한다. 1871년 제정된 이 조항은 1935년 나치 치하에서 처벌이 강화되면서 동성애 행위가 발각되면 최대 10년의 강제노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한 법이다.  
 
‘위대한 자유’는 오스트리아의 감독 세바스챤마이제(Sebastian Meise)의 작품으로 2021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근래 발표된 LGBTQ 영화 중 가장 깊은 작품성을 지닌 영화가 아닐까 한다.  
 


한스는 그의 섹슈얼리티 때문에 감시당하고 반복해서 투옥된다. 감옥으로 다시 돌아온 한스는 종신형을 선고받은 살인범 빅토르(게오르크 프리드리히)와 한방을 쓰게 된다. 빅토르는 한스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고 혐오감으로 그를 학대한다.    
 
벽과 쇠창살로 구분된 감옥의 밀폐된 공간 안에서조차 두 사람은 서로 상극의 위치에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나 이들의 관계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자신들의 본성이 세상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 불운한 두 남자는 음식을 나누며 대화를 하기 시작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방법을 배워간다.  
 
영화는 인간 본연의 본성이란 결국 사랑임을 두 남자를 통해 드러내고자 한다. 서로 다른 형태의 타임 루프에 갇혀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존재 자체가 세상을 향한 반항이다. 한스는 형량을 마치고 석방이 되지만 세상의 자유를 즐길 줄 모른다. 그리고 그의 삶은 파괴되어 간다. 그는 차라리 빅토르가 있는 감옥이 그립다.  
 
크리스챤 페졸트 감독의 ‘트랜짓’, ‘운디네’ 등의 작품으로 친숙한, 독일 최고의 연기파 배우 로고스키의 또 다른 ‘최고의 연기’를 보게 된다. 어쩌면 로고스키는 현재 유럽에서 가장 눈에 띄는 배우일지 모른다. 세월을 뛰어넘는 로고스키의 연기를 통해 관객은 슬픈 운명의 남자 한스와 만나게 되고 그의 사랑과 잃어버린 시간, 영혼으로 이어지는 생명력에 감동하게 된다. 묵직한 여운을 남기는 영화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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