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문
태초에 문을 만들어너와 나를, 안과 밖을
우리와 적들을
갈라 놓은 이 누구일까
어머니 배 속 출발해
숱한 문을 지나
오늘을 살면서도
낯선 문 앞에 서면
괜히 나는 설레고
다음으로 이어질
어떤 운명 앞에
이유 없이 작아진다
항상 불확실한 미래
작은 내 손에 달려있어
경건한 마음, 손잡이 돌린다
문명의 이기(利器) 속에
더욱 굳게 닫혀만 가는
오늘 우리들 마음의 문
그 문도 요새 자동문처럼
다가서면 스르르 열렸으면 좋겠다
강언덕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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