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득표율 0.73%p 차
개표 내내 초접전
“하나 돼야” 일성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은 그만큼 컸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진보·보수 10년 집권 주기설이 깨졌고,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의 ‘20년 집권론’도 물거품이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윤석열 당선인은 1639만4815표(48.56%)를 얻어 1614만 7738표(47.83%)를 얻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제쳤다.
대선 기간 내내 과반이던 정권 교체 여론은 결국 정치 신인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윤석열 당선인은 승리 확정 후 자택을 나서면서 “밤이 아주 길었다. 그동안의 응원에 감사 드린다. 고맙습니다. 시민 여러분”이라고 말한 뒤 국민의 힘 개표상황실이 차려진 국회 도서관으로 이동했다.
개표상황실에 도착한 윤 당선인은 “이 결과는 저와 국민의힘, 안철수 대표와 함께한 국민의당의 승리라기보다는 위대한 국민의 승리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모두 힘을 합쳐서 국민과 대한민국을 위해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장외 0선’으로 당선된 첫 대통령의 기록을 세우게 됐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으로 발탁됐다가 갈등을 빚은 뒤, 정치참여를 공식화하며 대선도전을 선언한 지 불과 8개월 만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궤멸 위기로까지 내몰렸던 보수진영으로선 이번 승리로 5년 만에 정권을 되찾게 됐다.
개표 과정은 그야말로 치열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0.73%p(득표차 24만7077표)에 불과했다. 그만큼 피 말리는 접전을 벌였다.
개표 초반인 9일 오전 6시20분(LA시간) 이 후보는 51.21%로 윤 당선인(45.66%)을 5.55%p 차이로 앞섰다. 개표율 5.02%를 기록했던 시점이었다.
이후 윤 당선인은 조금씩 격차를 좁혀나갔다. 결국, 오전 8시30분쯤 역전이 일어났다. 피 말리는 접전 가운데 국민의힘 상황실에서 첫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개표율 50.59% 시점이었다. 윤 당선인은 이때부터 근소한 우위를 이어가며 승기를 잡아갔다.
결국 LA시간으로 오전 10시50분(한국 시각 10일 오전 3시50분) 이 후보가 선거 패배를 인정하면서 치열했던 승부가 마무리됐다.
최종 투표율은 77.1%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19대 대선 최종 투표율(77.2%)보다 오히려 0.1% p 낮았다.
두 후보 간 격차는 역대 격차가 가장 적었던 15대 대선(1997년)과 비교해봐도 역대급 접전이었다.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는 40.27%의 득표율로 38.74%를 얻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상대로 신승을 거뒀다. 표차는 39만557표, 득표율 차는 1.53% p였다.
영호남 지역에서 특정 후보에 몰표를 주는 동서 지역 구도는 이번 20대 대선에서도 재확인됐다.
윤 당선인은 대구와 경북, 경남 등 영남 지역에서는 이 후보에 크게 앞섰다. 반면, 이 후보는 전남을 비롯한 광주, 전북 등 호남 지역에서 윤 당선인을 압도했다.
주요 외신들도 윤 당선인의 소식을 일제히 속보로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윤 당선인의 승리로 중국과 북한에 대한 접근 방식이 강화돼 한국의 역할, 미국과의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차기 정부는 북한에 대한 대립적 입장을 통해 미국과 더욱 강력한 동맹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AP는 “윤 당선인은 취임 후 팬데믹 사태 극복과 주택 가격 문제, 남북 관계, 남녀 및 세대 갈등 해소 등 산적한 과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도통신은 “윤 당선인은 한일관계에 있어 유연한 자세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원용석·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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