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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펫팸] 참을 수 없는 입 냄새

 얼굴을 비비고 품에서 뗄 수 없을 만큼 사랑스러운 반려동물들. 하지만 아무리 그들에 대한 애정이 넘쳐난들 참을 수 없는 입 냄새는 거리를 두게 한다. 어린 반려동물에게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 입 냄새는 3살 무렵부터 감지되기 시작한다. 개의 경우 80% 이상에서 잇몸질환이 나타나면서 입 냄새가 점차 심해진다. 노령견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런데 입 냄새를 단순히 구강의 문제라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 당뇨병, 신부전, 간부전과 같은 질환도 심각한 입 냄새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입 냄새는 다만 불편한 냄새가 아니라 그들이 앓고 있는 질병에 대한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
 
입 냄새의 일차적인 원인은 구강 위생이다. 만일 사람이 365일 치아를 안 닦는다면 남아나는 치아가 없을 것이다. 그래도 개나 고양이는 사람보다 치아 사이의 간격이 넓고, 음식도 건사료 위주로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나마 치아나 잇몸에 치태나 치석이 덜 형성된다. 하지만 몇 년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세균에 의해 심각한 치은염과 치주염이 생기고 충치도 생긴다. 치주염으로 치아를 잡고 있는 잇몸이 많이 내려앉아 치아 뿌리가 노출될 정도에 이른다면 모두 발치해야 한다. 치통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그 통증이 얼마나 큰지 알 것이다. 대부분의 치아가 흔들거리는 상황에서도 그 통증을 견디면서 힘겹게 사료를 먹는 아이들도 많다.
 
입 냄새는 앞서 말한 전신 질병에 동반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당뇨병에 걸린 반려동물 중 케토산증(ketoacidosis)을 앓고 있다면 특유의 달착지근한 케토산 냄새가 입 밖으로 나온다. 케토산증은 일반 당뇨병보다 위급한 질환이므로 병원에서 빠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만성신부전을 앓고 있는 반려동물에게서는 항상 암모니아와 유사한 입 냄새가 심하게 난다. 신장을 통해 처리되어야 하는 대사성 물질이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혈관을 타고 순환하면서 오줌 냄새 같은 불쾌한 냄새를 뿜어내는 것이다. 신부전은 신장이 70% 이상 기능을 못 하게 될 때까지 보호자가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만일 평소보다 입 냄새가 심해진다면 그들은 바로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간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도 입 냄새를 동반한다. 특히 황달 증상이 있는 경우는 잇몸이 노랗게 변색하는 경우가 많으니 입 냄새와 잇몸 색깔이 의심스럽다면 이 역시 빠른 진료를 받아야 한다. 구강에 생기는 여러 가지 종양들도 정상적인 구강조직을 파괴하고 세균증식의 원인을 제공, 심한 입 냄새의 원인이 된다. 입 냄새를 풍기면서 예전보다 사료를 잘 먹지 못하고 침도 많이 흘린다면 보호자는 그들의 입안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 생각지도 못한 종양이 자리 잡고 있을지 모른다.
 


그밖에 입 냄새의 원인이 되는 것이 반려동물의 나쁜 식습관이다. 평소 쓰레기통을 뒤지는 것을 취미로 삼거나 고양이와 같이 키우는 경우 고양이 모래통에 자주 들락거리는 강아지들이 있다. 또한 자기의 변이나 산책 시 다른 동물이 배출한 변을 먹는 식분증(coprophagia)인 경우, 기생충 등 질환에 노출되는 위험에 더해서 불쾌한 입 냄새를 풍기게 된다.
 
전신 질환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구강 위생에 신경 쓰는 것만으로도 반려동물의 입 냄새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칫솔질에 익숙하게 훈련하고 일주일에 한두 번이라도 닦아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양치질을 심하게 거부하는 경우라면 기능성 덴탈껌이나 덴탈간식을 이용해서라도 부분적으로 치석을 제거해주어야 한다. 정기적인 스케일링 또한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소형견은 대형견보다 치아 밀집도가 심해서 입 냄새가 더 잘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니 더 신경 쓰도록 하자.

정소영 / 종교문화부 부장·한국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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