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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내우외환에 직면한 바이든 행정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직면했다. 안으로는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붕괴로 대표되는 경제위기에다, 밖으로는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터진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의 경고를 비웃듯이 결국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했다. 지구촌은 이에 따라 2차대전 후 최악의 전쟁 공포에 빠졌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단기전으로 끝날지, 아니면 장기화할지는 현재로선 예측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고물가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움직임 등과 함께 미국 경제의 3대 악재라는 것이 주류 언론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아닌 게 아니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최근 유가와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는 데다, 주식시장은 약세를 거듭하고 있다.
 
이는 집권 2년차를 맞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위기상황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촉발된 경제 위기 해법 찾기만으로도 벅찬 게 현실이다. 그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미국재건계획’은 아직도 의회에서 표류 중이다.  
 


대외적으로는 중국과의 패권경쟁에 주력해도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러시아도 상대해야 하면서, 전선이 태평양과 대서양으로 확대됐다.  
 
백악관은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 러시아가 침공 작전을 개시하자 즉각 경제 제재를 단행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워싱턴 행정부의 이 같은 행마와 관련, 미국 내에서는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그만큼 얽히고 설킨 실타래를 풀기에는 국제정세,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과연 알렉산더 대왕처럼 묶인 매듭을 단 칼에 벨 수 있는 결단과 용기가 바이든에게 있을까? 아니면 위나라 사마위의 5로군 공격을 막아내는 제갈공명의 지혜가 필요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다시 지구촌 리더로서 큰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되는 모양새다. 이미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무질서한 철군으로 곤욕을 치른 트라우마가 있다. 그는 이를 계기로 더 이상 외국의 분쟁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바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침공을 묵인하고 요구를 들어줄 경우 동맹국과의 신뢰 문제가 생긴다. 미국은 더 이상 세계 경찰국가로서의 역할을 할 수가 없다. 또한 중국의 도전은 한층 거세질 것이다. 이것이 미국의 딜레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미국인들이 상당히 늘어나고 있다.
 
이는 공화당이 지배하는 주뿐만 아니다. 전통적 민주당 강세지역인 캘리포니아에서조차 불만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대선 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UC버클리 정부연구소의 최근 캘리포니아 지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47%를 기록, 불신율 48%보다 낮았다. 불과 7개월여만에 지지율은 12% 포인트 급락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더 처참하다. 응답자들의 38%만이 그녀를 지지했다. 민주당에서 새로운 정치 스타로 기대했던 해리스의 인기와 신뢰가 완전히 바닥권으로 추락한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응답자 10명 가운데 7명(67%)이 현재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모든 정파와 지역, 인종을 초월해 압도적이다.
 
 다시 말해 현안들에 대해 정부 여당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데 대한 정치적 불만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9개월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이다.
 
한 정치 전략 전문가는 “바이든 행정부가 우선 순위를 균형 있게 조정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국제 및 국내 무대에서 일종의 정치적 줄타기를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 갈수록 싸늘해지는 민심을 진정시킬 수 있을까? 바이든은 다음 한 수를 두기 위해 고심이 깊다. 일석이조의 효과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맞보기 수는 두어야 한다. 형세 판단을 해 볼 때 결코 만만치 않다. 

권영일 / 애틀랜타 중앙일보 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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