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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비둘기

수를 세고 싶지는 않았다
 
날마다 숱한 생명 날로 죽는 세상
 
플라스틱 장기로 사는 줄 알았는데
 
울컥 심장이 뛰었다
 
 
 
어디 맘 좋은 집주인 눈감아 주는
 
정해진 처마밑도 없는 것이냐
 
차디찬 비바람 부는 날
 
햄버거집 쓰레기통 옆 풍경이 참담하다
 
병색 완연한 몸 비에 젖어 떨며
 
대여섯 비둘기 줄지어 선 것이
 
어쩌면 그리도 못된 걸인들 행색이냐
 
아무 바랄 것도 부끄러울 것도 없는 빛 잃은 까만 눈들
 
 
 
아, 잿빛 날개 휘저어 평화의 기운 배달할 비둘기여…
 
 
 
세상에 평화가 없어서 너희가 아픈 것이냐
 
너희가 아파서 세상에 평화가 없는 것이냐
 
 
 
총탄같은 전자파가 공중을 종횡하고
 
목가풍의 우체국 하나 둘 문닫히는 세상이라
 
너희가 물어 나를 살뜰한 소식이 없는 것이냐
 
실직한 너희 햄버거집 전전하며
 
저 알량한 복직마저 마다해서 거리에는
 
애꿎은 UPS, FEDEX만 밉도록 바쁜 것이냐
 
 
 
세상 참 딱하다  

김 윤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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