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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인종 분리 정책

박춘호

박춘호

시카고는 ‘Segregation’이라고 불리는 인종 분리 정책이 심한 도시다. 흑인은 흑인끼리, 백인은 백인끼리, 아시안은 아시안끼리 몰려 사는 정도가 심하다는 말이다.  
 
역사적인 배경에서, 정착하는 과정에서의 우연 등으로 인해 인종별로 사는 것이 사회경제적인 차이와 문제를 발생시키며 이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 역시 막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각한 시카고의 범죄와 빈부 차이, 학력 편차 등은 모두 인종 분리 정책이 낳은 결과일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시카고가 설립된 이후 도시 성장 과정에서 인종 분리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시 남부에 제조업이 주로 들어서면서 값싼 노동력이 필요해졌고 이로 인해 흑인 노동자들이 대거 이주한 것이다. 시카고 남부지역에는 100년 이상 된 자동차 공장이 아직도 운영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기계, 제조업 등이 번성했다.  
 
시 남부 풀만지역이 대표적이다. 당시로서는 고급 운송 수단이었던 열차 객차를 만들던 풀만사는 직원들을 위한 도시를 만들기에 이른다. 주로 흑인들이었던 직원들을 위한 사택뿐만 아니라 공원과 극장, 호텔, 도서관 등 커뮤니티 전체를 직원들을 위해 꾸민 것이다. 지금도 시카고 남부 111가와 94번 고속도로가 만나는 곳에는 풀만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최근에 국립유적지로 승격되기도 한 곳이다.  
 
이렇게 인종별로 모여 살게 된 이유에는 보이지 않는 차별도 존재했다. 대표적으로 특정 인종에게는 집을 구할 때 필요한 주택담보대출을 사실상 금지한 관행이 있었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다른 곳으로 이주하지 못했고 한 지역에만 머물 수 밖에 없었다. 시카고 북부 서버브 에반스톤시는 이런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 배상을 하기도 했다.


 
인종 분리 정책을 완화시키고자 시카고 시는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인위적으로 주민들을 이주하고 재배치하기는 어렵기에 주로 주택 정책을 이용한다. 즉 도시 곳곳에 저렴한 비용으로 거주할 수 있는 서민용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원 정책은 이전에도 있었으나 현실적으로 적용되기 어려운 점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시카고 시의회는 지난해 새로운 규정을 채택했다.  
 
시가 소유한 부지나 시의 재정적인 지원을 받는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 공급시에는 반드시 서민용 주택을 포함시키도록 한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서민용 주택 공급 비율을 기존 10%에서 20%로 상향 조정했다. 아울러 소득 수준도 고려하고 자녀가 있는 가정도 입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리노이 주법 역시 새로운 서민용 주택을 건설하는 개발업체들에게 감세 혜택을 주고 있다. 즉 전체 공급량의 15%를 서민용으로 배정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종별로 나뉘어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믿는 의식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른 대도시에 비해 시카고가 가지고 있는 강점은 다양성이다. 시카고가 생겨나면서 이민자들이 유입되기 시작했고 한 인종만이 아니라 골고루 어울려 살기 시작한 곳이 시카고다. 이런 점이 라티노가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는 도시에 비해, 특정 인종이 지배적이어서 다른 인종에 대한 차별과 우월의식이 만연한 곳에 비해 시카고가 확보하고 있는 장점이 될 수 있다.  
 
인종별 구성이 다양한 곳에서 인종 별로만 따로 모여 산다는 것이 최선일 수는 없다. 정책적인 지원을 통해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수 조건이라면 인종별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를 극대화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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