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공정 선거와 정의 구현
지난 7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4일째 대한민국 국민이 기다리던 금메달의 낭보는 오지 않았다. 그날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는 남자 쇼트트랙 1000m 결승이 있었다. 메달 기대주 황대헌과 이준서 두 선수가 참가했다. 두 선수 모두 준결승에서 1, 2위를 했다. 그러나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 반칙을 했다는 심판의 판정으로 실격처리된 것이다. 실력에서는 이겼지만 판정에서 진 것이다.4년 동안 메달의 영광을 위해 피땀 흘려 노력한 선수들의 노고는 물거품이 됐고 금메달의 낭보를 기대하던 국민들은 편파적인 판정에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끼게 됐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이번 대선에 국민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는 이유는 이 투표를 통해 국민이 원하는 국가를 만들 인물을 뽑아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은 이번 선거 이후에 국가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건전하지 못했던 사회 기강을 바로 잡아 대한민국을 명실공히 선진 자유 민주주의의 길로 인도할 정권이 집권하기를 원한다.
현재 여야 정당에서 내세운 여러 명의 대통령 후보들 중 유세기간 동안 수차례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30% 이상의 지지를 확보한 후보자는 여야 대표 정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천거된 이재명과 윤석열 두 명의 후보로 압축된다. 결국 두 후보 중 한 명이 대통령으로 선출될 확률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미국 해병대 대장 출신으로 국토안보부 장관과 한때 트럼프의 백악관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존 켈리는 제대로 된 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해서는 “국민은 선출직을 원하는 후보자에 대해 무한히 들여다 봐야 한다. 그 사람의 인성, 도덕성, 윤리적 기록, 성실성, 정직성, 단점, 여성에 대한 발언, 그 직을 원하는 이유, 그리고 나서 그가 말하는 정책을 보아야 한다”고 했다. 지도자에게 필요한 자질은 품성이 먼저고 정책은 그 다음이라는 뜻이다.
국가의 발전을 위해서는 선거에 임하는 국민 개개인의 자세가 중요하다. 진지한 마음으로 후보자 하나하나의 언행을 관찰하고 평가해서 사회 기강을 바로 잡고 민생을 해결하고 국가의 장래를 책임질 올바른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국민 개개인의 성실한 노력에도 선거 결과가 국민의 진심과 일치한다는 보장은 없다. 선거에 부정이 개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실력에 이긴 선수들이 판정에서 지듯” 국민들도 “투표에 이기고, 개표에서 지는” 결과를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선거다. 그리고 공정한 선거에서 투표보다 더 중요한 것이 개표다. 투표 과정은 공개되지만 개표 과정은 공개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투표한 사람은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고, 개표하는 사람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희대의 독재자 스탈린의 말이다. 더욱이 보통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전자기기가 개표에 사용되는 요즈음 개표과정은 일종의 블랙박스와 같다. 그래서 독일 헌법재판소에서는 컴퓨터에 의한 투개표는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투표는 국민이 하지만 개표는 정부기관이 한다. 한국의 경우 대통령과 대법원장, 입법부에 의해 천거된 위원들로 구성된 중앙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공직선거의 투개표를 총괄한다.
5년 전 촛불광장에서 탄생한 현 정부의 초기 국정 비전은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이었다. 국민의 뜻이 정직하게 반영된 공정한 선거를 주도함으로써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토대를 구축하는 유종의 미를 남겨야 할 것이다.
권영무 / 샌디에고 에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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