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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한국어가 유엔 공용어가 됐다고?

“축하해, 한국어가 유엔 공영어로 채택됐대. 한국어 클래스를 정규학교에 넣느라 애써온 한국어진흥재단의 노력이 보탬이 된 것 같구나.”
 
한국 친구가 보낸 메시지다. 글과 함께 한글이 유엔 공용어로 추가됐다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도 보내왔다. 기쁜 마음에 재빨리 동영상을 열었다. 아나운서의 말투와 소식의 전개방식에 전문성이 없었다. 한 시간 만에 또 다른 지인들이 같은 영상을 올렸다. 가짜 뉴스였다.  
 
가짜 뉴스, 거짓 정보가 요즘처럼 난무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예전보다는 쉽게 정보의 출처를 추적할 수 있는 장치들이 있고, 일반인들의 분별력도 높아지고 있어 조금은 안심이 된다. 나도 친구가 보내 준 유튜브 영상이 가짜라는 것을 금방 알았다.  
 


유엔이 채택한 공식 언어가 6개다. 유엔은 공식 언어와 활용 언어를 구별한 적이 있다. 1945년 초창기 유엔은 국제연합 헌장에서 5개의 공식 언어로 중국어, 프랑스어, 영어, 러시아어, 스페인어를 채택했고 그 후 아랍어가 더해져 6개가 됐다. 유엔 총회가 있을 때 연설 내용이 6개의 언어로 동시 통역되고 문서로도 작성된다.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처럼 공용어 이외의 말이 사용되는 경우는 6개 언어 중 하나로 미리 번역해 제출해야 한다.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것은 ‘보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정부나 기관이 이를 쉽게 규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슈는 거짓 소식인 줄 뻔히 알면서도, 그것을 믿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거짓 뉴스와  정보를 강력히 막고 정정해야 하는 곳은 의료 분야다. 증명되지 않은 거짓 의학 상식이 사기꾼과 돌팔이 의사들을 부추기고, 순진한 일반인들에게 해를 입힌다. 때로는 생명을 잃게 만들기도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횡행했던 거짓 정보, 특히 백신에 대한 유언비어가 좋은 예이다. 백신을 거부했던 유명 인사 중에는 코로나로 숨진 사람도 있다.  
 
내가 경험했던 어린 환자의 슬픈 사연도 있다. 키모테라피는 부작용이 많기는 하지만 백혈병을 완치시킨다. 한 젊은 부부가 백혈병에 걸린 네 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왔다. 키모테라피로 하는 정통적 치료를 거부하고, 그들은 아이에게 레아트릴 (laetrile) 치료를 받게 하겠다고 아이를 멕시코로 데리고 갔다. 레아트릴은 1845년 러시아에서 처음 사용했던 것으로 미국에는 1920년대에 알려졌다. 연방식품의약국(FDA)은 이 약물에 사이안화물이 들어 있어 일찌감치 사용을 금지했다. 소아암 전문의사가 법원에서 레아트릴 치료 금지 명령까지 받아냈지만 아이는 효과 없는 레아트릴 치료를 받다가 악화된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 젊은 부부가 당시 어디에서 정보를 얻었는지 알 수 없다. 요즘은 신문, 라디오, TV 이외에도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북, 트위터, 틱톡, 핀터레스트, 스냅샷, 링크드인, 레딧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근거 없는 정보가 돌고 있다.  
 
정보의 정확도를 판단하는 것은 그 정보를 접하는 사람들의 몫이다. 중요한 결정과 관련된 정보를 접했을 때에는 귀찮고 힘들어도 시간을 내어 꼼꼼히 내용을 검토해 보기를 권한다.

류 모니카 / 한국어진흥재단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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