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한인 리커 업주들 위법행위 문제 삼은것”
LA폭동 후 한인 리커 폐쇄 주장
캐런 배스 LA시장 후보 회견
사과는 없었다. 캐런 배스(민주) LA 시장 후보의 생각에도 변함은 없었다. 배스 후보는 14일 LA한인회관에서 열린 LA한인회(회장 제임스 안) 주최 한인언론 간담회에서 1992년 폭동 당시 여러 주류언론과 인터뷰에서 한인 리커스토어 업주들을 강도 높게 비판한 것과 관련해 “당시 일부 리커스토어 업주들의 위법행위도 있었기 때문에 해당 업소의 문을 닫게 하고 싶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시 한 번 폭동 피해의 원인을 업주들 탓으로 돌린 것이다.
배스 후보는 남가주의 대표적인 흑인 여성 정치인이다. 현재 연방하원 37지구 6선이자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 후보의 러닝메이트로도 거론됐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문제 많은 리커스토어를 정리하거나 폐업시켜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당시 한인업주들에게도 리커스토어와 연계된 문제가 많다고 통보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종문제로 비화하고 싶지 않았다. 수십년간 이어져 왔던 문제였다. 아이러니하게도 LA 폭동이 일어나기 하루 전 한인사회 리더와 미팅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우리는 그에게 리커스토어를 정리하거나 닫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인근 주민들이 (리커스토어를) 문제라고 지목했고, 경찰들이 자주 단속한 리커스토어는 비즈니스를 재개하면 안 된다고 했다. 문제 있는 리커스토어는 다시 비즈니스를 열면 안 된다고 했고, 문제 없는 스토어는 열어도 상관없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배스 후보는 1990년 비영리단체 ‘커뮤니티 코얼리션(Community Coalition: 커뮤니티 연합)’을 설립해 사회운동가로서 사우스LA 리커스토어 영구 폐쇄 운동을 대대적으로 이끌었다. 그는 당시 한인 상인들에게 리커스토어 비즈니스를 접고 세탁업계에 뛰어들 것을 종용했다고 했다.
“한인 상인들에게 리커스토어 재개는 안 된다고 했다. 대신 다른 비즈니스 재개를 지원했다. 그래서 시 당국과 협력해 한인 상인들에게 세탁업으로 비즈니스를 돌리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왜냐하면 당시 사우스LA에 세탁소가 부족했다. 사우스LA에 계속 머무르고 싶은 의향이 있다면 그 방법이 있다고 했다. 하수구 청소비는 면제해주겠다고 했다. 당시 하수구 청소 비용은 10만 달러에 달했다. 지금 돈으로 25만 달러에 해당하는 큰돈”이라며 “우리 측에서 볼 때는 처음부터 이 문제는 한인을 상대로 한 인종문제가 아니었다. 폭동이 일어나기 전부터 주민들은 한인 운영 리커스토어를 상대로 시위를 벌였다”고 했다.
또 리커스토어 문제는 사우스센트럴 지역에서 60년대부터 있던 고질적 문제였다면서 작정하고 한인상인들을 타깃으로 한 것 또한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배스는 지난 1992년 11월 29일자 뉴욕타임스(NYT) 기사에 배스 의원은 흑인 폭도들의 리커스토어 방화를 “기적(miracle)”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빚었다. 1992년 6월 2일자 LA타임스 기고문에서는 “리커스토어가 분노를 유발했다(fuel the rage)”며 “주류 판매는 도박, 강도, 마약, 폭력 등의 문제를 야기한다. 우리는 리커스토어 주변 환경도 신경 써야 한다”고 했다. 그해 11월 16일 보도된 AP통신과 인터뷰에서는 “사람들이 업소들을 방화한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업소 소유주들에 대한 불만이 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배스 후보는 이 자리에서 폭동과 관련해 모두가 정확한 역사를 인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지개 폭동(rainbow riots)이라고 하자. 여러 커뮤니티에서 불만이 있었다. 당시 화합을 찾기 힘든 시절이었다”고 했다.
최근 그는 LA경찰국(LAPD) 멤버를 9700명 선으로 회복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과거 조지 플로이드 경찰 개혁안을 통해 미 전역 경찰 감원을 추진한 의원이 지금은 모순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조지 플로이드 법안에는 경찰 감원 내용은 없다. 단, 문제 있는 경찰을 다른 경찰서로 돌리는 등 행위를 막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경찰 대신 소셜서비스 멤버들을 증원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별도 발의했다. 정신치료 문제에 출두하라고 경찰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편, 배스는 “시장으로 당선되면 한인 커미셔너 등을 통해 한인 커뮤니티 현안을 파악해 시장실에 바로 보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또 연방하원의원으로서 “미주 한인 이산가족상봉을 위해 관련 법안을 추진하는 등 한인사회와 그동안 막역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했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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