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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한인사회 ‘인턴제도’ 바르게 정착돼야

장병희 사회부 부국장

장병희 사회부 부국장

한인사회에서도 더 많은 인턴이 일했으면 좋겠다. 인턴이라는 단어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메디컬 드라마에서였다. 의사 인턴은 의대를 졸업하고 일반의로서, 전공의 과정인 레지던트에 들어가기 직전의 자리다. 시스템이 조금 다른 미국의 경우도 레지던트 1년차를 인턴이라고 부른다.  
 
신문사 인턴 기자는 예전의 수습기자쯤으로 보면 되겠다.  
 
한 예를 소개한다. 한국에서 최근에 소송이 끝난 경우다. 하지도 않은 인턴을 경험한 것으로 가짜 증명서를 만들었고 이를 상급학교 진학에 사용했다. 벼슬은 하루를 해도 벼슬이라지만 어디 인턴도 그런가. 그런 점에서 인턴 기간 조작은 경험의 위조이며 받아준 곳을 심하게 모욕한 것으로 소송감이다.  
 
뒷얘기로는 그런 일이 한국 곳곳에서 만연하다는 것이다. 부모가 나서서 자녀의 경력을 부풀려 주기 위해서 서로 티 나지 않게 상대방의 자녀에게 후한 경력을 제공한다고 전한다. 마치 농촌에서 농사에 일손이 부족할 때 하는 품앗이 같다. 그리고 이런 얘기가 떠돌다 보니 인턴을 위조해서라도 좋은 상급학교에 들어가는 것이 마치 정당한 것처럼 들린다. 최소한 잘못이 발각될 경우 창피해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은데 이조차 모르는 것이 더욱 안타깝다. 결국 커져서 부정부패한 정치인이 발각돼도 창피한 줄 모르고 자기 아랫사람 탓하는 것의 과거형처럼 보인다.  
 
지금은 겨우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잘못에 불과하지만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100년 전 조선을 일본 제국에 팔아먹은 사람들도 처음에는 매관매직이나 백성의 등골을 빼먹는 단순한 부정부패를 큰 죄책감 없이 했고 나중에는 국권이 넘어가는데도 눈감았을 것이다.    
 
또 다른  예를 소개한다. 수년 전 학부생 하나가 스타트업 인턴 자리에 출근한다고 기뻐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출근하는 회사의 젊은 CEO가 하버드 출신이어서 전망이 무척 밝아 보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음 소식이 이해가 어려웠다. 인턴으로 실제 출근하려고 하니 무급직이었다는 것이다.  
 
인턴은 여름방학에 자기 시간을 투자해서 ‘리얼 월드’를 배우려고 지원했던 것인데 싸게 막일을 시키려고 채용하는 것은 아닌지 의도가 의심스러웠다. 그 스타트업은 당시에 투자 유치가 성공적으로 이뤄져 경영이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자신들은 투자를 받으면서 인턴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으려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한 것이다.  
 
모든 인턴은 누군가가 정성을 다해서 키운 미래다. 이들에게 실무는 물론, 기업문화나 전통을 가르쳐 줘야 하는 의무가 있다. 유무급을 떠나 남의 시간을 쓴다면 제공해야 하는 기본적인 배려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으로 보여서 아쉬웠다.  
 
특히 CEO가 한국 최고 명문대와 하버드 출신이어서 주위의 기대가 컸기에 더욱 그렇다. 생활비를 마련하지 못한 인턴은 다른 곳에는 늦어서 못 가고 부랴부랴 학교로 돌아가 여름방학 수업을 들었다고 전한다.  
 
인턴제가 인재를 키우고 전체 사회에 도움이 된다고 무조건 해보자는 생각은 갖지 말자. 그런 기회라도 주는 것이 아주 없는 것보다는 낫다. 하지만 너무 준비 없이 인턴을 받았다가 서로 시간 낭비하는 경우를 봤다. 인턴은 급여가 적은 비정규직 직원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 기여의 한 방법이다. 그래서 무급으로 기본 숙식비조차 해결해주지 못하겠다는 젊은 CEO의 스타트업이 안타깝다. 지금 투자 받은 돈으로 버티고 있다는데 잘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장병희 / 사회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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