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빙 대선, '확진·격리자 투표' 뇌관 부상…당국 대책 비상(종합)
고침내용 :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와 보건복지위 전체회의 등 내용 추가해 기사 재구성.]초박빙 대선, '확진·격리자 투표' 뇌관 부상…당국 대책 비상(종합)3월 6∼9일 확진자 투표 방법 없어…'당락 갈린다' 여야 대책 촉구
드라이브스루·우편투표 등 거론…정은경 "마스크 쓴 현장투표도 고려"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정수연 기자 =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확진·격리자 폭증이 대선 정국의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대선일을 앞두고 상당수의 확진·격리 유권자들의 투표권 제한이 예상되면서 여야는 한목소리로 정부 당국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당국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 "사전투표일 이후 확진되면 투표할 방법 없다"
사전투표일(3월 4∼5일) 이후인 다음달 6일부터 투표 당일인 9일 사이 확진 판정을 받았을 경우엔 자가격리 확진자와 생활치료센터 입소자 모두 투표할 방법이 현행 선관위 지침상으로는 전혀 없다.
방역법상 확진자에게 특별 외출이 허용되지 않는 상황임에도 거소투표 역시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상 거소투표를 하려면 선거인 명부를 작성하는 오는 9∼13일 지자체에 미리 신고를 해야 한다.
투표일 하루 전(8일) 오후 6시 이후 자가격리 대상이 될 경우에도 투표가 불가능하다. 선관위는 지난 20대 총선 사례를 준용하면, 지자체에서 전날 오후 6시까지만 자가격리자의 투표 신청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전투표일 이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 투표할 수 있다.
사전투표일 이전 확진 판정을 받은 유권자 중 자가격리자는 오는 9∼13일 거소투표(우표투표) 신고를 지방자치단체에 한 뒤 우편으로 투표할 수 있다.
거소투표 신고 기간이 지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해 특별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해야 한다.
사전투표일 이전 확진 판정을 받은 유권자 중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는 센터 내 마련된 특별사전투표소를 활용해 투표하면 된다.
확진자는 아니지만, 밀접접촉 등으로 자가 격리 대상으로 분류됐을 때는 지자체로부터 허가받으면 일반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이 경우 일반인 투표 종료(오후 6시) 전 투표소로 가면 오후 6시 이후 별도로 마련된 임시 기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 '드라이브스루·우편투표' 가능할까…정치권 대책 요구 봇물
여야 정치권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날 정부가 이달 말 하루 신규 확진자 수를 13만∼17만명으로 추산한다고 밝힌 데 따라 사전투표가 종료되는 다음달 6일부터 투표일 당일까지 3일간 약 39만∼51만명의 유권자가 투표권을 행사 못 할 가능성이 점쳐졌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간 초박빙 승부가 펼쳐진다면 확진자 39만∼51만명의 투표 여부가 당락을 가를 수도 있다.
이날 추경안 심사를 위해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 등에서도 확진자 투표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여당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이날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3월 초에 확진되면 3월 9일 대통령 선거에 투표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라며 "국민 한 사람이라도 투표권이 박탈되어선 안 된다. 숫자가 너무 늘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성주 의원은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확진자 투표 문제와 관련,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지 않은가"라며 "우편투표와 같은 게 있을 수 있다"며 다각적인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같은 당 김원이 의원은 "정부가 예측한 13∼17만명 중간인 15만 명으로 (일 확진자수를) 정리하면 사전 투표 이후 투표일 전까지 3일간 (확진자수는) 45만명이 나오는 것"이라며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예측에 따르면 이번 대선은 1∼2% 싸움인데 약 40∼50만명이 1∼2%에 해당한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대선에서 당락이 갈릴 것이고 상당히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수치"라며 대책으로 '드라이브스루식' 투표를 제안했다.
앞서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코로나19 확진자, 격리자의 참정권 보장을 위한 여야의 초당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관련 논의를 제안했다.
윤 원내대표는 "일각에서는 3월 9일 투표하지 못하는 유권자가 수십만 명, 많게는 100만 명에 이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며 "지난 총선 때 중앙선관위는 자가격리자에 한해 오후 6시 이후 투표하는 방안을 도입했다. 이번에도 국민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이날 선대본부 회의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일 4만명에 육박하고 재택치료자도 10만명인데, 코로나 확진자는 대통령 선거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지금 추세대로면 3월 9일 확진자가 수십만을 넘어설 수도 있는데 어떻게 투표하게 할 것인지 사실상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권 본부장은 "정권교체 열망이 두려워 투표율을 떨어뜨리려는 의도라면 국민들께서 결코 용납하시지 않을 것"이라며 "자유민주주의에서 투표권은 가장 신성한 권리다. 지금부터라도 국민이 믿을 수 있는 대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 보건당국 "마스크 쓰고 현장 투표도 고려 중"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코로나19 확진자의 투표 문제와 관련, "사전투표제도나 시간을 달리 설정하는 방법 등을 다 고려하면 우려하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김 총리는 "보건복지부와 행정안전위원회, 또 필요하면 선관위의 의견을 받아서 오는 15일 선거관계장관회의에서 최종 결정을 해서 안내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국회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쓰고 하는 현장 투표도 고려하느냐"는 민주당 신현영 의원의 물음에 "네, 그 부분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 청장은 이어 "전염력을 최소화하면서도 참정권을 지킬 수 있는 대안들의 기술적인 검토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 참정권은 어떤 상황에서도 유지돼야 한다"면서 "지금은 굉장히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상황이기 때문에 그에 맞게 선거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선관위 관계자는 "현실적인 확진자 투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선거관계장관회의 등 부처 회의 이후 방안이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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