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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누가 그 시간을 훔쳐갔을까

‘…흘러가는 것들을 견딜 수 없네/ 사람의 일들/ 변화와 아픔들을/ 견딜 수 없네/ 있다가 없는 것/ 보이다 안 보이는 것/ 견딜 수 없네/ 시간을 견딜 수 없네/ 시간의 모든 흔적들/ 그림자들/ 견딜 수 없네/ 모든 흔적은 상흔이니/ 흐르고 변하는 것들이여/ 아프고 아픈 것들이여’  
 
정현종의 미당 문학상 수상작 ‘견딜 수 없네’의 후반부이다. 정말 요즘은 ‘견딜 수 없네, 더는 견딜 수 없네’가 푸념처럼 뛰쳐나온다. 2년 이상 지속하는팬데믹에 마음은 위축되고 살을 에는 추위는 전신에 경련을 일으킨다. 개인적으로 겨울에 따뜻한 곳으로 날아가고 싶지만 마음이 편치 않아 훌쩍 떠날 수도 없다. 눈 폭풍이나 칼바람이 세상을 뒤흔들면 우리는 창밖을 내다보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다. 움직이는 동물은 고요해지고 멈춰 서 있는 나무들은 살아 움직이게 된다.  
 
당연히 컴퓨터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매일매일 쏟아지는 인터넷 정보와 유튜브로 우리는 더욱 많은 시간을 디지털의 바다에 빠져 지내게 된다. 기술의 발달로 생활은 더욱 편리해지고 현대인의 시간은 늘어났다. 그런데도 하루하루의 시간은 어디로 새어나가는지 시간에 쫓기며 사는 것이 우리의 자화상이다.  
 
이처럼 서둘러서 우리가 추구하는 삶의 목표는 무엇인가. 더 나은 세계와 더 나은 삶을 위해서? 그동안 끊임없이 개발된 기술과 그로 인한 시너지 효과, 효율성으로 절약한 시간은 다 어디로 갔나? 누가 그 시간을 훔쳐갔을까. 시간은 끊임없이 현대인을 압박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우리가 숨 돌릴 틈도 없이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많은 사람이 인터넷, 스마트폰 중독환자가 되어가고 있다. 직장에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걸으면서도 끊임없이 검색하고 또 검색한다. 스마트폰에서 잠시만 벗어나도 불안한 금단증상을 보인다. 몇 분마다 체크하고 또 체크한다. 그러다가 언젠가는 반드시 탈진상태에 이르게 된다. 특히 의료팀의 스트레스와 탈진 증후군(burn out syndrome;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 피로 때문에 무기력증이나 자기 혐오 등에 빠지는 증후군)은 새로운 풍토병이 되어가고 있다. 전형적인 탈진 증후군은 본래 재미를 느껴야 할 일에 더는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현상이다) 당연히 집중력이 떨어지고 주의력도 산만하게 된다.  
 
우리 삶은 시계에 그리고 각종 기계에 둘러싸여 있다. 그리고 우리는 여기에 맞추어 살고 있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현대인의 가속화된 삶은 시계를 발명한 후부터였다고 한다. 인터넷에 빠져 자신을 잃어버리고 인터넷의 노예로 살아가고 있다. 독서를 하는 데도 속독으로 대각선으로 읽어 내용의 줄거리나 흐름을 쫓는다. 진정 문맥의 아름다움은 놓치게 된다. 바람직한 삶을 위해서는 어느 만큼의 속도가 필요한가. 무엇이 삶의 질을 높여주는가 끊임없이 재고할 필요가 있다.  
 
시간의 문제는 마음가짐에 달려 있고 시간이 없다는 핑계는 시간 관리를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변명에 불과하다. 항상 우선순위를 정한 다음 중요한 문제부터 먼저 해결하는 습관은 시간의 압박에서 좀 자유로울 수 있다. 그리고 현대인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휴식이다. 휴식 없이 시계처럼 앞으로만 전진한다면 탈진되기 마련이다. 삶은 리듬이다. 일하고 쉬고를 리드미컬하게 반복하면 에너지는 재충전 된다. 이제 최첨단의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쉽고 빨라진 삶에서 절약된 시간은 어디서 찾을 것인가. 정답은 당신 안에 있다.

정명숙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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