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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추억의 하모니카

지난달 우리 부부의 결혼 5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3남매가 예약한 식당에서 14명의 가족이 만찬을 가졌다.  
 
식사 후 55주년 표시가 꽂혀 있는 케이크도 나눠 먹고 예쁘게 쓴 카드도 받았다.  
 
집에 돌아와 아들, 며느리, 3명의 손자 손녀와 선물을 개봉했다. 카드도 읽어보고 선물도 하나하나 펴 보았다.  
 
마지막으로 필통 같이 생긴 선물을 뜯으려는데 12살 막내 손녀가 눈을 반짝이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녀석이 할머니 공부 열심히 하라고 예쁜 필통을 주었나’라고 생각하며 케이스를 열어 보았다. 그 속에는 하모니카가 들어 있었다.  
 


“아, 하모니카." 나도 모르게 기쁨의 소리가 튀어 나왔다. 막내 손녀가 언젠가 할머니 할아버지가 하모니카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다면서 준비한 것이었다. 어서 불어 보라는 듯 식구들이 모두 쳐다보는데 '소리가 안 나오면 어쩌나' 생각하면서 '고향의 봄'을 불어 보았다.  
 
모두가 이 노래를 아는지 "할머니 연주 잘 하신다"며 감탄의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한 번 배운 것은 잊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내가 생각해도 신기하다. 학생 때 혼자 배워 열심히 불던 생각이 나며 옛날로 돌아간 느낌이다. 고운 하모니카 소리가 가슴에 스며든다.  
 
내 오빠는 하모니카를 잘 불어 고등학교 때 교내 음악 콩쿠르에서 하모니카로 '뻐꾹 왈츠'를 연주해 기악 부문 3등을 했다. 그 영향인지 나도 하모니카를 불기 시작했다.  
 
요즘 자주 하모니카를 분다.  동요부터 시작해 좀 어려운 곡도 시도해 본다. 들숨 날숨 조절이 잘 안돼 힘들 때가 있지만 그래도 새 취미로 너무 즐겁다.  
 
올해 56주년 결혼기념일에는 하모니카 독주를 할 수 있게 열심히 연습해야겠다.  
 
'할머니의 하모니카 독주' 생각만 해도 즐겁다. 

정현숙·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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