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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말] 여러 소망을 담아

 저는 소망이 많은 사람입니다. 어쩌면 한순간도 소망을 떠나서 살 수 없었을 겁니다. 제가 글을 쓰는 이유도 소망을 간직하고 소망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였습니다. 그런데 글은 나만의 것은 아닙니다. 글을 쓸 때는 혼자의 것이지만 글이 읽힐 때는 여럿의 것이 됩니다. 글이 내 손을 떠나는 순간 내 글이 아니라는 말은 그런 의미에서 옳습니다. 저는 글을 쓸 때 여럿의 느낌을 소중하게 여깁니다.
 
 저는 글을 쓰면 주변 사람에게 보여줍니다. 우선 제일 많이 보여주는 사람은 저의 안주인인 아내입니다. 주로 저의 첫 독자가 됩니다. 칭찬하는 경우도 있지만 틀린 부분이나 어색한 부분, 보통 사람이라면 쉽게 이해하지 못할 부분을 이야기해줍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따라서 제 글에는 아내의 생각도 들어있습니다.  
 
 제자들에게도 제 글을 보여줄 때가 많습니다. 제자들은 조금 더 조심스럽게 제 글에 대해서 의견을 줍니다. 물론 좋았다든지, 감동을 받았다든지 하는 인사말로 시작합니다. 평가에도 예의가 필요한 법이니까요. 그러고는 가볍게는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틀린 부분을 알려주기도 하고, 조금 더 자연스러운 표현을 소개해 주기도 합니다.
 
 우리말 선생이 맞춤법을 틀릴까 하고 생각하겠지만, 저도 자주 틀립니다. 글을 쓸 때 맞춤법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는 저의 말은 그런 의미에서 진실입니다. 제 글의 내용을 제자들과 이야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열심히 이야기 나누어주는 제자들의 생각도 제 글에 들어와 있습니다.  
 


 제 글이 책으로 만들어지기까지도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습니다. 책을 내는 출판사가 저자의 글에 대해 생각하는 방향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저자의 생각을 그대로 책에 담는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도 귀한 것입니다. 저자를 존중하는 것이지요. 다른 하나는 저자의 생각을 잘 살릴 수 있도록 편집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것입니다. 이 생각도 귀합니다. 저자의 생각이 독자에게 잘 닿을 수 있게 노력해 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두 생각 모두에 고마워합니다. 그래서 제 책을 내는 출판사는 두 종류의 곳이 모두 있습니다. 제가 이번에 새로 준비하는 책은 편집자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소망을 나눈 책입니다. 당연히 이 책에는 편집자의 생각과 소망도 담겨 있습니다.  
 
 제가 쓰는 글은 저의 소망입니다. 세상이 따뜻해지고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저의 소망입니다. 서로를 귀하게 생각하고 오늘 하루도 건강하게 지내기를 바라는 저의 따뜻한 소망입니다. 그리고 제 글을 읽은 많은 분에게 오늘 하루 힘들었던 마음에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절실한 소망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소망은 저의 소망만이 아닙니다. 제 글을 도와준 아내의 소망이고, 제 글을 읽고 이야기를 나눠준 제자들의 소망입니다. 제 글을 독자께 좋은 모습으로 이어준 편집인의 소망이기도 합니다. 이제 저의 소망이 독자들의 소망이 되기 바랍니다. 여러 소망이 모여 세상이 아름다워지기를 다시 또 소망합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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