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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가장 작고 소중한 것들

이기희

이기희

‘펄력여도 찢기지는 마라.’ 내가 나에게 하는 새해 당부다. 잘났다고 앞서 갈 생각 말고 힘들다고 뒤쳐지지도 말자. 눈에 뵈는 것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잘 보일려고 누구에게도 아부하지 말자. 거울 속 비친 내 얼굴이 예전 같지 않아도 실망하지 말고 세월이 부대끼며 살아온 흔적 품고 견뎌내자. 행복의 열쇠 찿아 허둥대며 두리번거리지 말고 잃어버렸다 해도 열쇠는 다시 만들면 된다. 너무 알려고 애쓰지 말고 모르는 건 그냥 넘어가고 까탈부리지 말고 의연하게 살기로 다짐한다.
 
사랑이 떠나갔다고 허전해 하지 말자. 사랑은 떠나가도 그 빈자리에 새로 사랑이 둥지 튼다. 작은 성냥불 불씨 하나 가슴 속에 남아있으면 사랑은 다시 불타오른다. 출발은 시작이다. 몰아 쉬던 가쁜 숨 잠시 멈추고 생의 방향과 각도를 바꾸면 풍요로운 내일이 펼쳐진다. 지금 이 시간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기다림의 시간은 아름답다. 시작은 멈출 수 없는 발걸음이다. 상황을 바꿀 수는 없지만 멋진 생을 만드는 힘은 내 속에 있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모두를 위한, 그 누구도 위한 것이 아닌’이란 부제가 붙은 ‘짜라투스트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신은 죽었다’고 선언한다. 은둔자로 10년간 산중 명상을 마친 차라투스트라는 현란한 어휘와 매몰찬 독설로 삶과 예술, 사상 등에 대해 장쾌하고 시적인 언어로 군중에게 설파한다. 인간 내면에 있는 ‘사막’을 목격하고 새로운 세계의 새로운 인간을 위한 새로운 원칙을 제시한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차라투스트라의 가르침이라는 제목 아래 제1부 방랑자 차라투스트라의 출발, 2부 미래의 인간인 ‘초인’을 찾아가는 여정, 3부 ‘영원 회귀’의 오솔길을 거니는 차라투스트라의 고난, 4부 걷고 뛰고 춤추는 독자로 구성되어 있다. 짜라투스트라는 기존의 절대적 가치였던 선이 무너졌다는 의미로 ‘신은 죽었다’고 말한다. ‘신이 죽었다’는 말은 신의 지위가 박탈되었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인데 니체는 신이 죽어서 사람들이 느끼는 허무주의를 어떻게 해야 극복할 수 있는지를 이 책을 통해서 가르치려 했다.
 
미켈란젤로는 1501년부터 1504년까지 3년 동안 한 덩어리의 대리석으로 거대한 다비드상을 조각했다. 골리앗과 싸우기 직전 망태를 메고 적군을 강렬하게 응시하면서 돌을 쥐고 막 던지려는 순간의 모습이 생생하게 새겨져 있다. 부수지 않으면 새로 만들지 못하고 버리지 않으면 채울 수 없다. 불필요한 부분을 망치로 칼로 도려내야 진실로 아름다운 불멸의 형상을 창조할 수 있다.
 
지난 날을 후회하지 말자. 후회와 연민은 독이다. 연민은 다른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다. 나를 불쌍히 여기는 연민은 비극의 지름길이다. 잘못 살았던 어제를 후회하고 절망하지 말자. 행복이던 불행이던 인생은 나 홀로 가는 길이다. 동행이 있으면 좋겠지만 혼자라도 행복해지는 비결을 찿아나선다.
 
타인에게 말 걸기 하듯 스스로에게 말 걸고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말고 살아갈 목표를 점검하며 새해를 맞는다. 욕망과 집착, 후회가 생을 망가트린다. 사랑도 명예도 재물도 집착의 굴렁쇠다. 무의미한 하루에서 의미를 찿으며 다시 유년의 꿈을 담은 연을 하늘 높이 날려 보낸다. ‘가장 작은 것, 가장 조용한 것, 가장 가벼운 것, 바스락거리는 도마뱀 몸짓, 숨결 하나, 휙 하는 소리, 한 순간. 작은 게 최상의 행복을 만든다’는 니체의 어록으로 새해를 맞는다. (Q7 Fine Art 대표, 작가)
 

이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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