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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컨 전 교육장관, 시카고시장 출마 시사

같은 민주당 소속 라이트풋 시장 ‘불편’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7년간 교육부 장관을 지낸 안 던컨(57) 전 시카고 교육청장이 시카고 시장 선거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2015년 말 교육장관 자리에서 물러나 홈타운 시카고로 복귀한 후 총기폭력 방지 비영리단체(CRED)를 설립•운영해 온 던컨 전 장관은 지난 7일 지역 언론에 "시카고의 미래를 걱정하는 이들로부터 '시장 선거에 나가라'는 요청을 듣고 있다"며 내년 초 열리는 선거에 대한 관심을 내비쳤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던컨 전 장관이 속도는 느리지만 꾸준하게 말을 바꾸며 정계 복귀를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불과 3개월 전까지만 해도 던컨 전 장관은 "지금 하는 일에 만족한다"며 같은 민주당 소속 로리 라이트풋 시장(59)에게 도전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 5일 유력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 기고문을 통해 시카고 총기폭력 해결 방안을 제시한 지 이틀 만에 태도를 조금 전환했다. 던컨 전 장관이 교육과 치안 등의 이슈를 지적하며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은 라이트풋 시장이 이끄는 시카고가 지난해 800명 이상의 살인 사건 피해자를 낸 것과 무관하지 않다.  
 
던컨 전 장관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겠다. 만일 내가 다른 자리에서 더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면 출마를 적극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카고는 내가 태어나 자란 곳이고 사랑하는 도시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이 도시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면서 "아직 구체적인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시카고 상황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던컨 전 장관 측은 시장 출마를 독려하는 이들이 누구인지 묻는 질문에 "경제계 리더들과 그 외 수많은 이들"이라고만 답했다.
 
하버드대학 농구팀과 오스트레일리아 프로농구팀에서 활약한 던컨 전 장관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농구 파트너'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시카고 지역사회운동에 참여하다 시카고 교육청장(2001~2009)에 올랐고 오바마 행정부 출범과 함께 교육장관에 임명됐다.
 
선타임스는 던컨 전 장관이 '독선적'이라는 평을 듣는 라이트풋 시장과 자신을 대조하기 위해 "평생 팀 플레이를 했다"는 표현으로 협동 능력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어려운 문제를 함께 풀어갈 정말 강한 팀을 꾸리고 싶다. 모두가 마음을 합쳐 변화를 이끌어 내기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라이트풋 시장은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그는 던컨 전 장관의 CRED를 연방정부 기금의 수혜를 누리는 단체로 깎아내리며 "각 도시에서 '실천 보다 말이 앞서는' 비영리단체에 대한 지원 예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카고에서 폭력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데 던컨 전 장관은 경찰 예산을 줄여 비영리단체 지원을 확대하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비난했다.
 
선타임스는 던컨 전 장관이 지난 18개월 사이 시카고 공공정책 포럼에 두차례 참석해 현재 연간 1억5천만 달러인 폭력방지 활동 지원금을 2억 달러로 확대해줄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그는 경찰 예산 삭감을 통해 기금을 마련할 수 있다며 "시카고 시 경찰 1만 명을 더 줄여도 치안 인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던컨 전 장관은 재임 당시 "연방 정부가 주 정부 단위로 이뤄지는 교육 제도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지적을 받았고 "공교육 민영화"라는 비난을 산 자율형 공립학교(차터스쿨) 확대 정책으로 반발을 사기도 했다.
 
퇴임 후에는 시카고에 기반을 둔 유명 투자회사 '아리엘 인베스트먼트' 이사로 합류하고 2016년 애플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의 부인 로렌 파월 잡스와 손잡고 CRED를 설립했다.
 
시카고대학 인근 하이드파크에서 대학 교수인 아버지, 데이케어 센터를 운영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연방 교육장관 재임 시절 한국의 높은 교육 수준을 부럽다고 평하기도 했다.
 
차기 시카고 시장 선거는 내년 2월 28일 열릴 예정이다.

Nathan Park 기자•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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