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지역 아시안 갱단 ‘레크리스 타이거스’ 잔당 활동
한인 갱단원도 포함, 살인교사-마약밀매 등 혐의
연방검찰이 2020년 가을 주로 북버지니아 지역에서 활동했던 아시안 갱단 ‘레크리스 타이거스(Reccless Tigers)’ 단원 29명을 납치, 살인, 범죄단체 구성, 마약 및 무기 밀매, 돈세탁 등의 혐의로 체포하고 기소했었다. 레크리스(Reccless)는 ‘무자비하다는 뜻을 지닌 단어 레크리스(Reckless)의 변형으로 추정된다. 이 갱단은 1972년 결성된 아시안 갱단의 시조로 일컬어지는 ‘아시안 보이즈’에 기원을 두고 있으며, 10년전 캘리포니아 남부지역에서 결성돼 북버지니아로 이주하거나 하부조직으로 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레크리스 타이거스는 주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출신 이민자로 구성돼 있으나, 기소된 갱단원 중에는 홍모씨와 유모씨, 복수의 박모씨 등의 한인과 미들네임이 한글인 한인 혈통도 포함돼 있었다. 연방수사국(FBI)과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 경찰국 발표에 의하면 이들은 마약 대금을 갚지않은 브랜던 화이트를 폭행해 중상을 입히고 위증을 교사했으나 법원에서 갱단의 범행을 증언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2019년 1월 납치 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FBI는 최근 수년래 워싱턴지역 갱단 사건 중 규모가 가장 크다고 밝혔다. 당국에서는 이 갱단이 한인 조지 메이슨 대학생 살해사건에도 깊숙히 연루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2016년4월 한인 스티븐 리(한국명 이호성, 사건당시 21세)가 페어팩스 카운티 헌던의 한 주택에서 진행된 파티에서 공격을 받은 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파티에는 다수의 레크리스 타이거스와 또다른 갱단 웨스트 코스트 조직원들이 참석했다. 경찰당국은 이씨가 갱단원 10-15명으로부터 집단 구타당했으며 누군가의 칼에 찔린 채 파티장을 빠져나와 센터빌의 자택으로 돌아왔으나 결국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씨 장례식은 그가 출석했던 열린문장로교회에서 열렸다. 경찰당국은 용의자를 특정하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 기소단계에 이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자신의 SNS 계정에 범죄 수익으로 구매한 고급차량을 운전하는 모습, 라스베이거스 초호화판 파티, 희귀 파충류 애완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게재했다. 그들은 때론 자신의 갱단을 상징하는 호랑이 줄무늬 의상을 즐겨 있었으며, 특히 갱단 두목급들은 베르사체 브랜드를 선호했다.
길거리 소매 판매책은 감시를 피할 목적으로 페어팩스 카운티 내 고교생을 포섭했으며, 이들을 자신의 마이너 갱단인 ‘클럽 타이거’ 조직원으로 인정했다. 돈세탁을 위해 공유숙박서비스 에어비앤비와 환전앱 등을 사용했다. 이들은 갱단 규모가 라이벌에 비해 적지만 소수정예로 짜여져 잘 조직돼 있었으며 영리추구 쪽으로 훨씬 더 진화된 갱단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김옥채 기자 kimokchae0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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