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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칼럼] 시금치는 억울하다

겨울 시금치는 달고 맛있다. 얼지 않으려고 수분은 줄고 당분, 단맛 아미노산은 더 많아진다. 그런데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시금치가 위험하다는 식의 기사와 동영상이 쏟아진다. 수산염(oxalate)이 많은 시금치를 과하게 먹으면 신장 결석 위험이 증가한다는 이야기다.
 
시금치에 다른 채소보다 수산염이 많이 들어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신장 결석 때문에 조심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수산염 때문에 시금치 섭취를 피할 이유가 없다. 물에 삶으면 수산 함량이 30~87%까지 줄어든다. 두부나 우유처럼 칼슘이 풍부한 식품을 함께 먹어도 결석이 생길 위험이 줄어든다. 칼슘과 수산이 결합하면 물에 잘 녹지 않는 형태가 돼 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유튜브 동영상에서는 반대로 이걸 가지고 시비를 걸기도 한다. 시금치가 미네랄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시금치 같은 채소에 들어있는 미네랄은 원래 흡수 효율이 떨어지는 편이다. 시금치에 철분이 많다는 속설도 사실이 아니다. 시금치 100g에는 철 2.6㎎이 들어있다. 여기에 소수점을 잘못 찍어서 실제보다 10배 더 함량이 높은 거로 착각했다는 설, 건조한 시금치 철분 함량을 생시금치 철분 함량으로 혼동했다는 설이 있지만 둘 다 불확실하다.  
 
1931년 만화 주인공 뽀빠이가 시금치를 먹는 장면도 철분 때문이 아니라 비타민 A가 많다는 이유에서였다고 한다. 분명한 사실은 시금치라고 다른 채소보다 특별히 철분 함량이 높진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시금치 속 철분은 폴리페놀 때문에 흡수가 잘 안 된다. 녹차 속 카페인이 떫은맛을 내는 폴리페놀 때문에 덜 흡수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시금치가 통풍을 악화한다는 주장도 역시 틀린 말이다. 푸린 함량이 높은 채소를 많이 먹어도 통풍 위험이 증가하지 않는다. 육류와 어패류 섭취량을 늘리면 통풍 발작 위험이 증가하지만 시금치 같은 채소를 많이 먹는다고 해로울 가능성은 매우 낮다.  
 
약 복용 중에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설명도 가끔 눈에 띈다. 역시 부분적으로만 사실이다. 와파린 같은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사람이 비타민K가 풍부한 채소를 너무 많이 섭취하면 약효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매일 일정량을 섭취하는 경우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음식에 대한 불필요한 두려움을 자극하는 기사와 동영상은 무시하자. 이들이 생트집을 잡는 이유는 딱 하나다. 호기심으로 조회 수를 높이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식문화를 통해 음식을 맛있고 건강하게 먹는 방법을 알고 있다. 시금치 두부 된장국을 끓여 먹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두부 속 칼슘이 수산 흡수를 막아주고 동시에 칼슘 보충도 해준다. 제철 시금치를 먹는 즐거움을 놓치지 말자.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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