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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없으면 안되는 단체가 돼야

코로나19가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백신을 비웃는 듯거침없는오미크론이 또 우리의 삶을 짓누르고 있다. 지난해에는 허리케인 ‘아이다’ 등 물난리도 넘쳐 수많은 이들의 삶터를 망가뜨렸다. 반아시안 증오범죄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서류미비자 합법화 등 이민법 개혁은 연방의회 문턱에서 숨이 막혀 허덕이고, 망가진 이민 제도는 여전하다. 우리 커뮤니티가 떠나보낸 2021년은 그런 꼴이었다.
 
물론 어두운 곳만 보면 그렇다. 밝은 곳을 보면 흐뭇한 일도 많았다. 한인사회는 팔을 걷어붙였다.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수백만 달러가 커뮤니티로 나눠졌다. 이민자 커뮤니티의 거센 요구에 뉴욕주정부도 긴급렌트지원(ERAP), 서류미비자 실업수당(EWF), 허리케인 ‘아이다’ 수재민 기금 등 수십억 달러의 예산을 풀었다. 렌트를 내지 못하는 세입자들을 위한 퇴거 유예도 올해 1월 15일까지 연기했다. 이에 한인 단체들이 컴퓨터와 영어 사용이 어려운 한인들을 위해 상담과 신청 대행에 나서며 힘을 보탰다. 모두가 어려울수록 서로 나누는 한해였기에 가슴이 벅찼다.
 
뉴욕시에서는 영주권자와 합법 취업자의 지역 선거 참여를 허용하는 조례안이 시의회 승인을 받는 어마어마하게 기쁜 일도 벌어졌다. 이민자 단체들이 17년간 땀 흘려 얻어낸 승리였다. 이로 인해 80만 유권자가 새로 탄생해 한인과 아시안, 이민자 커뮤니티의 정치력이 순식간에 치솟는 내일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승리 뒤에는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인다. ERAP와 EWF 예산을 싸워서 얻어낸 뒤 한인 단체들이 상담과 신청 대행에 나서야 했듯이 정말로 정치력이 커지려면 누군가는 유권자 등록을 받으러 다녀야 한다. 투표하자고 외치며 전화를 걸고, 문자를 보내고, 거리를 누비고, 집집마다 문을 두드려야 한다. 그래서 실제로 선거 참여가 늘어야 한다.
 
1월 15일 세입자 퇴거 유예가 끝난 뒤 일도 생각해야 한다. 세입자 권익 운동을 펼치는 커뮤니티 단체들은 길거리로 내몰리는 저소득층 주민들을 어떻게 돌봐야 할 지 마음이 무겁다.
 
지난해 이민법 개혁안을 연방의회에 올리는 데 성공한 전국의 이민자 권익단체들은 이제 이 법안의 불씨를 살려 대통령 책상까지 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어느 것 하나 그냥 이뤄지는 일은 없다.
 
반아시안 증오범죄를 막는 일도 마찬가지다. 정부와 기업, 재단들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증오범죄의 뿌리를 뽑는 일은 쉽지 않다. 커뮤니티 밑바닥에서부터 힘을 쏟아야 한다.
 
새해를 맞으며 이렇게 앞에 쌓여 있는 수많은 일을 하나하나 따지고, 헤쳐갈 길을 닦고, 뚜벅뚜벅 짐을 지고 나아가는 것이 민권센터와 같은 커뮤니티 단체들의 몫이다. 잠깐이라도 게을러지고, 손을 놓고, 자꾸 쉬다 보면 얻었던 기회도 놓친다. 그래서 끝없는 걸음이지만 쉬지 않고 내딛도록 서로 어깨를 치고, 힘을 북돋아야 한다. 그것이 ‘커뮤니티 액션’, 권익 운동이다.
 
민권센터는 올해가 시작되자마자 세 가지 목표를 걸었다. 뉴저지 사무소 마련, 반아시안 증오범죄 대처를 위한 ‘증오범죄 방지구역’ 캠페인, 정치 단체 결성이다. 지난해부터 준비해 길은 이미 많이 닦았다. 물론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 안에 새로운 목표들을 더 만들고 돌진할 것이다. 한인사회에 없으면 안 되는 민권센터가 되겠다고 올해도 다짐한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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