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진단 키트 대란, 3배 올려 판매도
감염 확산에 학교·회사 수요 폭증 못 따라가
당국에 보고 안 돼 정확한 확진자 집계 방해
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검사에 대한 수요도 폭증한 데 따른 결과다.
이렇게 되자 온라인상에서는 3배가 넘는 가격으로 되팔리는 현상까지 생기고 있다.
코로나19 자가진단 키트 브랜드 ‘바이넥스나우(BinaxNow)’의 자가진단 키트 2개가 든 한 박스는 현재 온라인상에서 75달러에 판매되기도 한다고 LA타임스는 5일 전했다.
원래 가격은 14~25달러 정도지만 최근 70달러대에 판매되면서 가격이 3배나 뛴 것이다.
‘퀵뷰키트(QuickVue kit)’사의 24달러짜리 진단 키트도 소형 약국에서 37달러에 판매되기도 했다.
LA한인타운미션시티 클리닉(MCCN) 마크 리 홍보국장은 “최근 오미크론이 확산하면서 검사할 상황이 많아져 자가진단 키트를 찾는 한인들이 많다”면서 “빠르고 간편하게 결과를 알 수 있어 수요는 높지만, "현재 공급은 적어 클리닉에도 남아있는 키트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업데이트된 규정에는 감염에서 회복된 후 직장으로 돌아가기 전 코로나19 음성 결과를 제출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지 않지만, 일부 회사들은 자체적으로 이 과정을 요구하고 있다. 또 학교가 개학하면서 등교 전 반드시 검사를 해야 하는 교육구도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 코로나19 검사소는 예약과 방문객들로 가득 찼고, 주민들은 비싼 가격에도 어쩔 수 없이 진단 키트를 찾고 있다.
바가지 가격을 규제하기도 쉽지 않다.
에릭 페이글딩 보건 경제학자는 “생명에 관련된 제품은 가격 조작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대부분의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의 생명을 위해서 무엇이든 지불하려고 하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지난달 조 바이든 행정부는 자가진단 키트 5억대를 구입해 올 1월부터 신청하는 자국민들의 집 앞에 무료로 배송해줄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LA타임스는 지적했다.
심지어 낮은 가격의 진단 키트 판매를 위해 월마트와 크로거 등 대형 소매업체와 체결한 계약은 최근 만료된 상황이다.
반면, 이같은 자가진단 키트 수요 확대의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바로 확진자에 대한 올바른 집계를 방해한다는 것이다.
자가진단 키트의 설명서 마지막에는 검사 결과를 주치의나 보건 기관에 보고하라는 사항이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UC 샌프란시스코 의학대학 로버트 워처 박사는 “자가검사는 감염자 수를 과소평가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분명히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집에서 (자가검사로) 양성판정을 받았지만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확진자의 보고 누락은 신규 확진자 집계와 확진율을 실제보다 수치보다 낮출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LA카운티는 각 가정에 무료로 코로나19 검사 키트를 배송해주던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주민들은 카운티 정부에 신청해 집으로 받은 키트로 검사를 마친 뒤 다시 보내면 4일 안에 결과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LA카운티는 주민들의 수요가 하루 제한 수량이었던 4000개를 훌쩍 넘어섰고, 배송 지연 등으로 더는 신규 신청을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단, 사전에 신청된 검사 키트는 원래대로 받아 볼 수 있다.
LA카운티는 주민이 직접 검사 키트를 픽업, 드롭오프 하는 형태로 새로운 버전의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장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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