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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워싱턴 정가의 핵우산 논쟁

 냉전 종식 이래 다섯 번째 핵태세검토 보고서(NPR)가 올해 초 발간된다. 여름부터 검토 중인데 미국의 진보 좌파 진영은 잠재적인 핵무기 사용의 추가 제한 발표를 촉구하는 반면 전통적인 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중국의 위협이 증가하는 시기에 핵 억지력 약화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맞서, 정치적 시선을 끄는 사안이 됐다. 한국 또한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
 
군축을 주장하는 측과 진보 좌파 진영이 보고서에 추가하려는 두 가지의 오랜 목표가 있다. 무력 충돌에서 미국이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 소위 ‘선제 핵 불사용’(No First Use, NFU) 원칙과 단일 목적(sole purpose), 즉 미국은 자국이나 동맹국이 핵 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핵을 사용한다는 선언이다.
 
이들 옹호론자의 논리는 실로 단순하다. 미국 정부가 핵무기 사용 제한을 발표하면 다른 나라들도 뒤따른다는 것이다. 잘못된 분석일 뿐더러 위험할 정도로 순진한 생각이다.
 
북한이 핵무기와 핵미사일 기술을 확장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 중국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실험 전에 발표된 미 국방부의 연례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전략적 핵무기에 대한 투자를 4배 확대하고 미·러에 필적하는 수준의 전력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워싱턴 전문가들은 중국군의 현대화 속도를 저평가했다고 본다.
 
미국이 NFU나 단일 목적 원칙을 선언하면 어떤 식으로든 위험성이 감소할까. 물론 아니다. 중국은 자체 NFU 정책을 갖고 있다고 오랫동안 주장했지만 중국군이 이에 구속된다고 보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미국의 동맹국들은 NFU 선언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미국의 동맹국 보호 의지가 약해진 증거로 비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생·화학무기를 보유한 북한엔 역효과를 미칠 수 있다. 북한이 위기 상황에서 미의 핵 보복이 없다고 믿고 생·화학무기를 사용하는 시나리오는 누구라도 상상할 수 있다. 북한엔 더 위험한 옵션을, 우리 편엔 더 적은 대응 수단을 주는 셈이다.
 
조 바이든 정부가 전략적으로 잘못된 결정을 할까. 미 국방부는 두 제안에 모두 반대하지만 군축은 의회 주요 인사들의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 어쩌면 바이든 대통령까지 포함해서다.
 
군축 지지자들은 지난해 미 대선 때 자신들의 질의에 바이든 후보가 서면으로 “미국이 보유한 핵무기는 오로지 핵 공격 억지와 필요시 보복 사격하는 목적에 국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표했다는 점을 언급한다. 선거용 수사였을 수 있지만 누가 알겠나. 진보 진영은 일본 비영리단체를 통해 히로시마 출신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두 제안에 반대하지 않도록 하는 로비도 하고 있다.
 
현재로선 그래도 핵 억지력을 강조하는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몇 달 전 미 국방부는 보고서 작성에 관여하던 핵심 인사를 교체했다. 의회 내 군축파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인물로 대외적 교체 사유는 능력 부족이었지만 진보 진영은 믿지 않고 있다. 이후 국방부는 NFU 원칙을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동맹국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이런가 하면 상·하원의 공화당 인사들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핵 원칙 변경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만일 원칙을 변경한다면, 공화당은 내년 중간선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에 관대한 증거라고 활용할 것이다. 바이든 정부로선 달가운 일이 아니다. 기시다 총리의 지지 파벌 중 어디도 억지력을 약화하는 변경을 지지하지 않기 때문에 일본도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이 같은 논쟁에서 한국은 의당 내야 할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오히려 90%의 외교적 에너지를 종전선언에 회의적인 바이든 정부를 설득하는 데 쓰고 있다. 한국은 핵 억지력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주장해야 한다. 한국이야말로 어떤 나라보다도 이해 당사자 아닌가.

마이클 그린 / 전력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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