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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세상에 올바른 답 제시했으면"

2022년 종교계에 바란다

 종교는 신념의 영역이다. 동시에 빛과 소금이다. 한인 이민 역사는 종교와 함께했다. 한인 사회에서 한 축을 담당해 왔다. 새롭게 한 해가 시작되는 시기다. 종교가 해야 할 역할과 몫은 항상 존재한다. 새해를 맞아 각계각층의 인사가 한인 종교계에 바라는 목소리를 지면에 옮겨봤다.
 
한기홍 (은혜한인교회 목사)
"축복의 길은 아무 문제없고 거치는 것이 없는 길이 결코 아니다. 인생에서는 험난한 광야를 지나며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겪는 어려움도 당하게 된다. 팬데믹 사태의 현실이 그렇다. 우리는 새해에도 코로나 시대의 광야를 변함없이 걸어갈 것이지만 광야를 보기보다 주님을 바라보아야 한다. 주님과 함께 걷고 친밀히 동행하는 것만이 좌절과 절망의 광야에서 승리하는 유일한 길이 될 수 있다. 이제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다. 그러나 믿음으로 주님을 의지하고 예수 안에 있다면 '윈 코로나(Win Corona)'로 승리하는 한해가 될 것이다. 인내하며 조금 더 걸어서 기다림의 광야를 통과하자. 어떤 광야든 길은 있다. 예수 안에 길이 있고 해답이 있다."
 
이용석 (스트리트컴퍼니 대표)
"얼마 전 내가 일하는 사무실 옆 철도 길에서 20대의 젊은 남성이 달려오는 기차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가까이서 사람이 죽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시 몰두한다는 것이 마음에 부담이 되었다. 많은 이들을 죽음밖에 선택할 것이 없는 순간으로 몰아넣는 세상이 참 척박해 보인다. 이대로 괜찮은 것인가. 올바로 산다는 것은 과연 어떤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것이 종교의 역할 중 하나라 본다. 종교는 세상을 향해 가던 길을 잠깐 멈추고 생각해보라고 말해야 한다. 낙오하는 생명은 없는지 주위를 둘러보게끔 처방을 내려야 한다. 더불어 사는 숲이 아름답다는 것을 가르치며 생각이 다른 집단과 연합함으로 먼저 본보기가 됐으면 한다."
 
박수영 (피셔앤필립스 변호사)
"여전히 코로나 사태로 인해 많은 사람이 정신적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한적인 대면 예배와 비대면 소그룹 모임의 한계로 인해 새 신자 전도는 물론 기존 교인도 신앙 생활을 지속하기가 어려워졌다. 따라서 믿음을 지키기가 그 어느 때보다 힘들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시기에는 비로소 내가 어떤 성도인지 내 믿음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나아가 우리 교회가 건강한 공동체인지 아닌지가 여과 없이 드러나게 된다. 어쩌면 지금이 성경에 나오는 '알곡'과 '쭉정이'가 가려지는 과정인 것 같다. 줄어드는 교인 수와 교회 규모에 의미를 부여하기 보단 신앙의 깊이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해보인다. 화려한 행사 미사여구의 설교보다는 복음 그 자체가 진실되게 전달됐으면 한다. 시련의 시기를 견딘 성도와 교회에 주시는 하늘의 상급을 기대하며 서로 위로하고 돌보는 교회 공동체가 되기를 응원하며 기도한다."
 
계형진 (코웨이미국법인 CFO)
"개인적으로는 무종교인이지만 종교가 이 사회에서 막중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신앙을 통해 인간의 영적인 부분을 다잡아주고 종교의 이타성을 통해 사회에서는 순기능을 발휘하지 않는가.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종교 기관에 기대하는 그러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사리사욕을 채우는 모습과 분쟁에 휘말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한 모습을 볼 때면 종교와 사회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종교에 속해야 하는가라는 의문도 갖게 된다. 단순히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비추어지는 이미지 때문이 아니라 실제 주변을 봐도 그런 게 느껴질 정도다. 올해는 종교계가 각자의 신앙을 통해 본연의 모습을 되찾고 제 역할을 다해주길 바란다."
 
홍영화 (UC리버사이드 교수)
"내일 일을 모르는 팬데믹 사태 가운데 '종교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져 본다. 각각 종교적 특성에 따라 해석은 다양할 수 있겠지만 어떤 종교든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에서 비롯된다. 지금보다 더 죽음에 대해 더 민감한 시기는 없었다. 미세한 바이러스들이 첨단 과학 세상을 사는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며 과연 '종교란 무엇인가'를  집요하게 묻고 있다. 각 종교별로 개인별로 달리 답할 수 있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나보다 더 힘든 이웃을 돌아보지 못하고 또 그들을 돕지 못한다면 그래서 '죽음'을 넘어서는 '삶'을 증거하지 못한다면 어떤 종교도 의미와 가치를 제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새해에는 종교계에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기를 감히 도전한다."
 
박성진(미드웨스턴침례신학대학원 학장)
"신년에는 더 이상 본질이 아닌 것에 초점을 두지 말고 성육신하신 예수님의 본을 받아 낮은 자리에서 겸손히 섬기는 기독교가 되기를 소망한다. 너와 나를 나누는 혐오와 차별을 넘어 함께하고 배려가 깊고 사랑이 많아 주위를 살필 줄 아는 참 이웃의 자리에 있는 기독교가 되기를 소망한다. 코로나 사태로 중단된 예배와 교제의 기쁨이 다시 회복되고 팬데믹 가운데 시작된 온라인 예배가 정착된 교회에서는 더욱 영적인 예배로 거듭나는 은혜가 임하기를 소망한다. 어느 장소이든 어느 시간이든 어느 환경이든 신년에는 예수님의 샬롬과 기쁨이 가득한 기독교가 되기를 소망한다."
 
조혜련 (개그우먼)
"장기화되는 팬데믹 사태로 인해 모든 교회들이 매우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럴수록 우리 신앙인들은 오히려 하나님과 신앙적으로 더 깊은 관계를 가질 수 있었다.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우리가 하나님과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내가 하나님을 만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기도해 준 이성미 집사는 늘 나에게 '성경을 읽고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기도하는 것이 너무도 중요하다'고 끊임없이 당부했었다. 미주 중앙일보 독자들도 여러모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겠지만 그럴수록 성경을 더 많이 읽고 항상 하나님의 마음을 알기 위해 힘쓰는 한 해가 되길 진심으로 기도한다"
 
애린 박 (이웃케어클리닉 소장)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우리 이웃케어도 지난 2년의 팬데믹 기간 동안 환자들의 건강을 지키느라 최선을 다했다. 물론 지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한인 및 지역사회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노력해 왔다. 비영리단체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 종교 등 모두가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부분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올 한해 종교인들도 각자 지역사회를 위해 맡은바 역할을 다해주고 우리가 함께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다 보면 팬데믹 사태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가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새해 모든 이가 건강하길 기원한다."
 
박문규(LA기독교윤리실천운동 대표)
"지난 두 해 동안 코로나 사태로 인해 종교단체들도 어려움을 감수해야 했다. 특별히 새해에는 전염병에 취약한 소외집단을  위해  종교가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감당했으면  좋겠다.  단체마다 자신의 능력에 따라 작은 봉사활동 예컨대 모임 장소의 주변 청소 환자나 환자 가족 돌보기 고통받고 있는 실직자 혹은 자영업자 돕기 등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내어 이웃돕기 운동을 전개했으면 한다. 봉사 활동의 대상을 정할 때는 자기 단체 회원에 국한하지 말고 누가 가장 도움을 필요로 하는가를 기준으로 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종교계가 마땅히 담당해야 할 일을 제대로 수행한다면  땅에 떨어진 종교의 공신력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안정영(LA카운티정신건강국 임상심리가)
"팬데믹 사태는 우리의 삶에 이전과는 다른 엄청난 변화를가져왔다. 이는 소외계층을 낳았다. 사회적 단절과 개인의 고립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다양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을 양산해냈다. LA카운티정신건강국은 한인들의 신체적 정신적 균형을 이루는 건강을 위해서 여러해동안 종교지도자들과의 모임 및 종교지도자 라운드 테이블 등을 통해 각종 교류와 정보를 공유해왔다. 새해에도 각 종교단체가 한인사회의 소외된 이웃과 정신적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 세심한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고 필요하면 정신 건강 담당 기관이나 전문가에게까지 연결을 해줌으로 그들에게 도움을 제공해줄 수 있는 길을 찾아주기를 바란다."
 
김민아 (엠킴TVㆍ유튜버)
"깊은 산속이나 외진 곳에 가면 핸드폰 시그널이 터지지 않을 때가 있다. 우리 손에 감싸고 있던 작은 세상의 문이 그렇게 닫히면 우리는 비로소 하나님이 창조하신 주변의 아름다운 것들을 둘러보고 우리 곁의 소중한 사람과 지금까지 소홀했었던 관계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돌이켜보면 지난 한 해는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변화가 있었고 참 힘들고 다사 다난한 한 해였다. 새해에는 교회와 모든 성도들이 우리가 흔히 듣고 보는 세상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기뻐하셨던 하나님의 마음과 음성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하나 되어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예비하신 축복 안에서 기뻐하고 감사할 때 우리는 혼란스러운 이 세상을 비추는 빛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일 스님(조계종 남가주 사원 연합회)
 
"새해에도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죽음의 공포 속에서 바이러스와 전쟁을 치르듯 힘든 생활을 살아야 할 것 같다. 올해는 임인년으로 검은 호랑이의 해다. 호랑이는 어진 성품이 있으며 고독을 즐길 줄 알지만 용맹성과 포악한 측면이 도사리고 있는 양면성이 있다. 호랑이의 용맹과 어진 마음으로 코로나 시대를 이길 수 있는 지혜를 갖자. 긍정적인 희망을 갖는데서 소원은 이루어진다. 중국의 임제의현 선사는 '수처작주 입처개진'이라 하셨다. 어느곳에서나 주인이 된다면 선 곳이 다 참되다 하였다. 새해는 내가 주인이 되는 해로 코로나를 이기는 희망찬 새해 되길 기원한다. 미주 한인들에게 행복과 건강이 깃들고 부처님의 가호가 두루하시길 바란다"
 
스티브 황보 (라팔마시 전 시장)
"페트릭 헨리는 미국의 독립선언을 앞두고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외쳤다. 자유의 보장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건국 정신이다. 팬데믹 시기 동안 역사상 처음으로 정부가 교회의 예배와 모임을 규제하는 경험을 했다. 당국은 교회의 가치관에 반하는 정책들을 만들어 내면서 '신앙 양심 보호 조항'을 의도적으로 빼고 있다. 먼저 성경을 읽고 기도하면서 하루의 일과를 시작했던 미국의 공립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문란한 성생활 등 반성경적 가치관을 배우고 있다. 새해에는 넉넉히 이기게 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면서 우리 아이들과 신앙의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서 노력하는 한해가 되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미국을 위해서 간절히 기도해야 하겠다."
 
김현정(CARE 대표)
"지난 한해동안 코로나를 견뎌낸 우리 모두에게 우선 감사와 위로를 전하고 싶다. 코로나로 모든 것이 정지되어 주일 미사도 유튜브로 보아야 했고 미팅들도 화상으로 바뀌었지만 '위안부' 문제를 왜곡하고 삭제하려는 일본의 간교한 역사수정주의는 수그러들 줄을 모르고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국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위안부' 피해를 본 할머니들은 이제 몇 분 남지 않았고 올해 93세이신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하기 위한 마지막 캠페인을 펼치고 계신다.  이미 많이 늦었지만 더 늦기 전에 미소한 자 중에 가장 미소한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할 이 역사를 가르치는 데 교회와 종교계가 적극 나서 주시기를 호소한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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