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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새해 아침

 창문을 열면 문밖은 어제와 똑같다. 태양은 동쪽 하늘에서 붉게 솟고 창문을 스치는 바람소리는 차가운데, 새해를 알리는 TV에서는 젊은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높다.  
 
달라진 건 머리맡에 놓은 임인년 새해 달력에서 풍겨 나오는 잉크 냄새뿐이다. 열두 장 달력도 다 넘기면 올해도 훌쩍 갈 테고.  
 
갑자기 흐려지는 눈으로 거울을 보면 서리 내린 귀밑 머리에 주름이 깊다. 무상의 마음 뿐 따로 새해를 맞이하는 감흥은 점점 사라져 간다.  
 
어린 시절 새해를 맞고 보냈던 들뜬 감동이 아직 가슴 속 저편에서 따스하게 고동쳐 온다. 평생을 살아오며 꿈과 현실 속에서 아파 온 괴리는 새해라는 시간의 흐름에도 치유가 되지 않는다.  
 
2022년의 새해가 밝았다. 올해에는 텅 빈 이 가슴에 꼭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으리라 다짐해 본다.

이산하 / 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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