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연말결산, 미국을 흔든 6대 뉴스
〈애틀랜타 총격과 아시안 증오범죄〉지난 3월 16일, 한인을 비롯한 미국 전체의 아시안 커뮤니티를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 발생했다.
조지아주 최대 도시 애틀랜타 일대의 스파와 안마 업소 등에서 총격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한인 4명을 포함해 모두 8명이 사망했다.
이중 아시안 여성은 6명이었다.
애틀란타 경찰과 검찰은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이 섹스중독으로 범죄를 저질렀기에 살인과 폭행 혐의만으로 기소했으나, 아시안 커뮤니티는 아시안 여성을 표적으로 했기에 증오범죄 혐의를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용의자는 범죄 장소 중의 한 곳인 체로키 카운티 법원에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 등을 선고받았다.
풀턴 카운티 법원에서는 기존 혐의 외에도 증오범죄 혐의가 추가됐다.
용의자가 고의로 한인업소 등을 찾아가 범행을 저지른만큼 인종적 혐오 동기가 명확하다는 주장이 팽팽하다.
이 사건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아시안 증오 정서가 팽배해졌다는 사실과 무관치 않아 아시안 커뮤니티가 모처럼 일치된 목소리를 냈다.
팬데믹이 중국에서 시작됐다는 이유 때문에 팬데믹 기간 실제로 엄청나게 많은 아시안 증오범죄가 발생했다.
증오범죄 방지 단체의 Stop AAPI Hate에 따르면 작년 팬데믹 이후 아태계 주민에 대한 증오범죄 신고건수가 1만건에 달했다.
〈바이든 정부 성공과 실패〉
지난 1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민주)이 대선 3수 끝에 제46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민 통합의 비전과 아울러 국제적으로는 전통적인 동맹 복원을 약속했으나 절반의 성공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이든은 취임 초 10여 개의 행정 명령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이 중단됐으며 일부 아랍권 국가 국민들의 미국 입국이 허용됐다.
또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도 잔류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불법 입국이 증가하고 불법입국자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지면서 장벽 재설치 논란이 일고 있으며 해외 테러 위협이 줄지 않으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지나치게 안일한 대응에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게다가 물가상승과 공급망 사태 등의 여파로 바이든 행정부의 그린 정책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대응도 초반에는 호평을 받았으나 취임첫날‘마스크 착용 의무화’ 정책 이후 각종 규제로 인한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이다.
새 내각에 흑인과 여성, 성적 소수자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비판적인종이론에 따른 지적이 거세게 나왔으며, 소수계들이 또다른 역차별 피해자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방의사당 난입 사태〉
미국의 역사 교과서는 지난 1월6일을 ‘미국 민주주의 역사상 최악의 사태’로 규정하고 있다.
이날 연방 의사당이 폭도들의 난입으로 아수라장이 되면서 미국인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당시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승리 인증절차가 진행중이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이를 막기 위해 난입했다.
현재 700명 이상이 기소됐는데, 실제 의사당 난입자는 3천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위로 경찰관을 포함해 모두 5명이 사망했다.
연방법원에서 1심 판결로 유죄가 확정된 피고는 70명이 넘는다.
연방하원의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시위를 배후조종하고 내란 선동을 한 혐의를 적용해 탄핵 소추안을 가결했다.
연방상원의회는 탄핵소추안을 부결시켰으나 미국 역사상 두번째로 탄핵소추된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미국-멕시코 국경 지대 불법이민〉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유화책이 결국 화를 자초해 불법이민 러쉬를 낳았다.
명분이 빈약한 인도주의적 이민정책을 발표한 바이든 정부가 국경지역에 중남미 불법이민자 홍수사태를 불러왔다.
연방국토안보부 발표에 의하면 국경지역에 몰리는 중남미 이민자들이 최근20년래 가장 많았다.
불법이민사태가 정점에 이르렀던 지난 7월과 8월, 멕시코 국경을 통해서 불법입국하려다 체포된 이민자들이 46만명에 달했다.
2021회계연도(2020년10월1일-2021년9월30일)에 적발된 불법 이민자 수 또한 역대 최대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남부 국경 문제 태스크포스팀 수장으로 임명했으나, 오히려 문제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민정책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당시의 정책으로 회귀하고 있다.
연방대법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불법이민자 우선 입국 정책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림으로써 다시 트럼프 행정부 당시의 정책을 쓰고 있다.
인권단체는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중남미 국가 국민들이 미국으로 올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미국이 이를 막고 추방하는 것은 비인도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인프라법안과 사회복지 법안〉
조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중간선거의 민주당 필승 카드로 인프라 법안과 사회복지 법안을 내세우고 있다.
1조 2천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이 통과돼 대통령 서명 절차까지 모두 끝났다.
인프라 법안은 대중교통수단 등 각종 물적 인프라 투자를 목표로 하는 반면, 사회복지 법안은 사회 안전망을 구축을 위한 인적인프라 확충을 노리고 있다.
지난 3월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으로 시작된 두 법안에 대한 논란은 올 한해 내내 이어져 소모적인 정쟁만 낳았다.
사회복지법안은 애초보다 규모가 절반정도 줄었으나 민주당 내 온건파인 조 맨친 연방상원의원 반대로 교착 상태에 빠져 해를 넘기게 됐다.
〈물가 인상과 공급망사태, 유가 폭등 〉
올초부터 매월 전년동월대비 물가인상률이 급등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최근 40년래 최악의 물가상승률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반등으로 인한 수요 증가와 팬데믹 이후 대량 살포된 시중의 유동성 탓에 물가가 일년 내내 들썩였다.
최근 20년래 최고 수준을 보인 유가를 잡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기까지 했으나 워싱턴 지역 갤론당 3달러 시대는 넉달 넘게 지속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주요 항구마다 컨테이너가 쌓이고 트럭 물류망이 멈춰서는 등 공급망 사태가 발생했다.
팬데믹으로 번아웃된 미국인들의 사직 파동이 사상 최대 규모로 이어지고 있으며, 소매업체를 비롯한 대부분의 미국 기업은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김옥채 기자 kimokchae0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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