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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구겨진 일상… "이럴 수가"

코로나 검사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미국 오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20만 명을 다시 넘고 있다는 보도다. 덩달아 코로나 검사를 받아보려는 사람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하지만 검사 한 번 받으려면 몇 시간씩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이다. 항공편 결항 역시 급증하고 있다. 확진자 급증에 따른 인력 부족현상이 주 원인이라고 한다. 1년 전으로 다시 돌아간 코로나 시계, 생생한 사례를 독자 제보로 엮었다.   
 

“코로나 검사 3~4시간은 기본”

검사소마다 대기 차량 수백대
귀넷 무료 검사소 전전하다
결국 50불 유료 테스트 받아


둘루스에 사는 김종필씨(61)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이용해 사바나로 여행을 다녀왔다. 주요 명소들은 성탄을 맞아 찾아온 사람들로 붐볐다. 하지만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미크론이 다시 무섭게 확산된다는데 이래도 되나 싶었지만 조지아에서 낯선 풍경은 아니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날 저녁부터 김씨는 목이 약간 칼칼했다. 몇 번 기침을 하면서 혹시 코로나에 걸린 게 아닐까 걱정도 됐다. 다행히 열은 없고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잤기 때문에 단순 감기 기운이겠지 생각했다. 
 
평소 건강 체질인데다 두 번의 백신은 물론 최근 부스터샷까지 맞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출근을 해야 해서 검사는 받아봐야겠다고 생각해 회사에 얘기를 하고 이튿날 오전 10시 반 경 검사소를 찾았다.   
 
둘루스 무료 코로나 검사소에 대기 줄이 길게 이어져있다.

둘루스 무료 코로나 검사소에 대기 줄이 길게 이어져있다.

 
집에서 가까운 둘루스 산타페 몰 옆의 벤처드라이버 무료 검사소를 찾았는데 줄이 너무 길었다. 1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근처 코스트코 맞은편에 있는 다른 검사소를 찾았다. 하지만 그곳도 2시간은 기다려야 한다고 했고 그나마도 오늘 접수는 마감됐다면서 줄도 서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원래 검사소로 다시 돌아갔더니 4시간쯤 걸리는데 그래도 검사를 받겠다면 줄을 서라고 했다. 대기 차량 행렬로 보아 설마 그렇게까지 기다릴까 하고 줄에 섰다. 
 
하지만 대기 차량 행렬을 따라 30분쯤 뒤 건물 뒤편으로 들어가자 전혀 다른 풍경이 나타났다. 넓은 공터에 수백 대의 차량이 겹겹이 줄을 써서 아예 시동을 끈 채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 차들이 다 들어가려면 4시간이 아니라 5시간도 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았던 김씨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1시간여 만에 결국 차를 빼서 나왔다. 속성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먼저 자가 검진 키트가 있다는 기사를 본 생각이 나서 근처 의약 소매점을 찾아갔다. 
 
월그린스와 CVS 두 곳을 차례로 방문했지만 자가진단 검사 키트는 취급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온라인 예약을 하면 3~4일 뒤에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가르쳐 주었다.  
 
다시 인터넷을 검색하다 속성 유료검사소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거라도 해야겠다 싶어 찾아가기로 했다. 다행이 검사소(US Pure diagnostic, 주소 4025 Pleasantdale Rd. Ste 525, Atlanta GA 30340)는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그곳에도 대기 줄이 있긴 했지만 40분만에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항공기 탑승을 위한 PCR 검사를 받기 위해 유료 코로나 검사소를 찾은 한 여행객이 검사 받기 전 카드로 비용(100달러)을 결제하고 있다.

항공기 탑승을 위한 PCR 검사를 받기 위해 유료 코로나 검사소를 찾은 한 여행객이 검사 받기 전 카드로 비용(100달러)을 결제하고 있다.

 
15분 만에 결과가 나오는 속성테스트도 있었지만 정확성은 떨어진다고 해서 PCR 테스트를 받았다. 결과는 다음날 이메일과 전화 문자로 통보해 준다고 했다. 비용은 50달러. 
 
김씨 앞에는 한국행 항공기 탑승을 위해 급하게 PCR 검사를 받으러 왔다는 한국에서 온 방문자도 있었다. 여권으로 신분증을 대신한 외국인이어서 인지 그의 검사 비용은 100달러였다.  
 
다음날 통보 받은 김종필씨의 검사 결과는 양성이었다. [정리=김지민 기자]
 
 

“한국서 애틀랜타 오는데 만 하루”

직항편 출발 당일 결항 ‘난감’
어렵게 연결편도 4시간 지연
오미크론 항공대란 생생 체험  
 
분당에 사는 이정수(59)씨는 오래 전부터 애틀랜타 친지 방문을 계획해 왔지만 코로나가 조금 잠잠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에 일정을 미뤄왔다. 하지만 해는 넘기지 말아야겠다 싶어 지난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때 델타항공 인천-애틀랜타 직항 비행기표를 끊었다.  

 
하지만 출발 하루 전날인 성탄절 새벽에 해당 비행기편이 결항됐다는 문자 통보를 받았다. 이미 호텔 일정과 친지 및 친구 방문 일정까지 다 잡아놓았던 터라 이씨는 아주 난감했다. 어쩔 수없이 새벽에 자다 말고 일어나 급하게 항공사 사이트를 뒤져 어렵게 경유편을 찾아 표를 바꿨다. 
 
인천에서 출발해 시애틀을 경유해 거쳐 애틀랜타까지 이어지는 노선이었다. 원래 예정된 비행기보다는 많이 늦어지긴 했지만 그렇게라도 표를 구할 수 있었던 게 행운이었다.
 
이씨는 25일 성탄절 오전 9시, 연말이라 붐빌 것을 감안해 조금 일찍 분당 집을 나섰다. 비행기는 예정대로 출발했다. 문제는 시애틀에서 다시 생겼다. 갑자기 내린 폭설로 예정됐던 연결편 비행기가 4시간이나 지연됐기 때문이다. 
 
공항에는 이씨 외에도 항공편 결항이나 지연으로 이씨처럼 대책없이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많았다. 결국 이씨는 원래 도착 예정 시간보다 8시간이나 늦은 26일 새벽1시가 넘어서야 애틀랜타 공항에 내릴 수 있었다.  
 
이씨의 경우가 아니어도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항공사 인력 부족으로 전국에서 수백편의 항공기가 잇따라 결항하는 등 항공 대란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동안 전 세계적으로 7200편 이상의 항공기가 결항됐으며 미국 국내 항공편도 2100편 이상이 결항됐고 한다.  
 
델타나 유나이티드에어라인 등 주요 항공사들은 이번 결항 및 지연 사태의 원인으로 인력 부족 사태를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는 비접종 직원에 대한 무급 휴가 처리, 접종 직원이라 해도 확진자 접촉에 따른 격리, 돌파 감염 등의 사례가 겹치면서 인력 부족 사태가 심화한 것으로 항공 대란은 당분간 수그러들지는 않을 전망이다.
 
[정리=배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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