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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종교개혁가 예수의 투쟁 (눅 14:1-6)

예수의 삶을 나눔, 가르침, 저항·투쟁, 영적인 삶, 선포, 보내심으로 이해할 수 있고, 지난 칼럼을 통해 나눔과 가르침을 다루었다. 이제 저항·투쟁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예수는 악, 불신앙, 마귀, 사회적, 종교적, 정치적 불의에 저항하는 삶을 살았다. 간혹 전통신학이 예수의 저항을 오로지 영적으로만 이해하거나, 혹은 일부 현대신학이 이를 비판하면서 정치적 사회적 관점으로만 해석하는 데, 예수의 저항과 투쟁은 인간이 직면하고 살아가는 총체적 문제들을 포함한다.  
 
예수는 자유의 투사였다. 이사야서(61:1)를 인용하면서 자신이 할 일을 다음과 같이 정의내렸다: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고 포로된 자, 눈먼 자, 눌린 자를 자유하게 하리라”(눅4:18). 가난과 포로됨, 눈멂과 눌림은 영적, 사회적, 정치적 억압을 의미하고 예수는 이들을 해방하기 위해서 우리를 찾아오셨다. 또한 악한 영에 사로잡힌 자들을 해방하셨고(눅8:26-39), 보기를 원하는 눈먼 자의 눈을 뜨게 하셨다(눅18:35-43). 바울은 죄로부터 해방을 중점적으로 증거했다면(롬3:23-25), 예수는 인간의 총체적인 한계와 얽매임으로부터 해방과 자유를 위해서 싸우셨다.  
 
자유와 해방을 위한 예수의 거룩한 투쟁은 ‘종교적’이기도 하다. 성전에서 장사하는 자들을 내쫓으신 것은 잘 알려진 사건이다(눅19:45).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 되리라 하였거늘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들었다”(눅19:46)라고 선포하면서 돈 바꾸는 자들의 상과 비둘기 파는 자들의 의자를 둘러 엎으셨다(막11:15). 거룩한 성전 안에서 행한 예수의 이 파격적인 행동은 예수의 혁명적 투쟁을 가장 잘 드러낸다. 어느 종교이든, 종교가 본연의 모습을 상실하면 강도의 소굴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역사 속에서 늘 있어왔던 일이며, 예수는 이런 종교적 타락으로부터 우리를 해방하기 위해서 투쟁적으로 싸운 ‘종교개혁가’다.      
 
폭력과 타락을 ‘신의 이름’으로 자행하면 종교는 가장 무서운 족쇄가 된다. 지도자들이든 일반 신도이든 간에 서로를 부추겨 자신들의 욕망을 채우려는 데 종교를 악용한다면 제 스스로 노예가 될 수밖에 없는데, 예수께서는 민중들의 무지함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대했던 반면에 지도자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치열하게 싸우셨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는 한 바리새인 지도자(우두머리)의 집에 들어가셨다(눅14:1). 바리새인들은 상하계급이 존재하지 않았는데 그들의 ‘우두머리’라고 표현한 대목이 특이하다. 종교적 위선에 빠진 자들의 가장 촉망받는 지도자의 집에 들어가서 그들을 책망하는 예수의 과감한 행동이 이 표현 속에 잘 드러나 있다. 예수는 종교지도자들에게 “안식일에 병 고쳐주는 것이 합당하냐?”고 물으셨다(눅14:3). 그들이 잠잠하자 다시, “누가 그 아들이나 소가 우물에 빠졌으면 안식일에도 곧 끌어내지 않겠는가!”고 하셨고, 그들은 또다시 침묵에 빠졌다(눅14:5-6). 결국 ‘계명의 틀’에 갇힌 자들에게 생명이 계명보다 더 우선한다는 종교의 본질을 가르친 것이다.  
 
예수는 자신을 ‘안식일의 주인’이라고 하면서(눅6:5) 안식일을 소중히 여기셨다. 그러나 안식일에 어떤 행동까지 허용되는가를 놓고 오랜 논쟁을 거듭해온 바리새인들은 안식일의 외형에 갇힌 노예라는 것을 ‘침묵’으로 드러냈고, 예수께서는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인간의 본성’에 빗대어 안식일의 거룩한 본질, 즉 ‘인간의 생명을 향한 하나님의 거룩한 사랑’을 회복하기 위해서 투쟁하셨다. ‘강도의 소굴’ ‘침묵의 노예’ 된 종교를 생명의 사랑으로 해방하는 종교개혁가 예수의 투쟁과 싸움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차재승 / 뉴브런스윅 신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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