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권력층 청탁 받고 혐오범죄 자작극 스몰렛 풀어줘"
특검, 저시 스몰렛 재수사 결과 공개
스몰렛 사건 재수사를 맡은 댄 웹(76) 특별검사는 지난 20일 60쪽 분량의 수사 기록을 공개하고 민주당 소속인 쿡 카운티 검찰 수장 킴 폭스(49) 검사장이 권력층 측근의 청탁을 받고 스몰렛에 대한 공소를 전격 철회했다고 밝혔다.
폭스 검사장은 스몰렛 사건 발생 후 언론과 대중에 "수사 및 사법 판단에 영향을 미칠만한 인물과 접촉하지 않았다"고 누차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사건 발생 직후부터 미셸 오바마 전 대통령 부인과 가까운 관계인 스몰렛의 여동생 저니 스몰렛(35)과 수 차례 연락을 주고받았고,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대외협력국장•대통령 부보좌관, 영부인 비서실장 등을 지낸 티나 첸(65)의 전화도 받은 사실이 수사기록에 남아있다고 시카고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또 쿡 카운티 검찰이 스몰렛 공소 취하와 관련 "약 5700건의 유사 사례가 있다"고 밝혔으나 실제는 거의 없으며, "스몰렛에게 전과가 없어 보석보증금 1만 달러포기 및 16시간 사회봉사 조건으로 선처했다"는 발표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웹 특별검사는 "폭스 검사장과 쿡 카운티 검찰이 검찰 권력을 남용하고, 사건 처리에 실패한 것은 분명하다"며 일리노이 법조인 징계위원회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폭스 검사장과 검찰이 대중을 오도하는 거짓말로 정직과 투명의 의무를 저버렸다"며 "스몰렛에 대한 기소를 돌연 취하한 것은 중대한 과오"라고 강조했다.
쿡 카운티 검찰은 성명을 통해 "특검 판단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특검도 쿡 카운티 검찰이 범법행위를 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스몰렛 사건에 특검제가 도입되는 데 기여한 쉴라 오브라이언 판사 등은 폭스 검사장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인기 드라마 시리즈 '엠파이어'(Empire)에 출연한 흑인 동성애자 배우 스몰렛은 지난 2019년 1월 29일 오전 2시께, 엠파이어 촬영지인 시카고 번화가 뒷길을 혼자 걷다 복면한 두 남성으로부터 흑인•동성애자 혐오 공격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해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그는 용의자들이 인종차별•성소수자 비하 욕설을 퍼붓고 얼굴을 때린 후 과거 백인이 흑인에게 형벌을 가할 때 사용했던 밧줄을 목에 감았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외쳤다고 진술해 논란을 정치권으로까지 확대시켰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용의자들이 '엠파이어'에 출연한 흑인 단역배우들이며 특히 이 중 한 명은 스몰렛의 헬스 트레이너였던 사실이 확인됐다. 이들은 경찰에 "돈을 받고 스몰렛의 자작극을 도왔다"고 진술했다.
혐오범죄 피해 신고를 한 스몰렛이 자작극 용의자로 드러나자 쿡 카운티 검찰은 스몰렛을 16건의 중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폭스 검사장은 한 달 만에 돌연 공소를 취하했다.
반발이 일자 결국 법원은 특검제 도입 결정을 내렸고, 특검은 작년 2월 대배심을 통해 스몰렛을 재기소했다.
이어 쿡 카운티 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10일 스몰렛에게 적용된 허위 신고 관련 6개 혐의 가운데 5개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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