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사람들] 쿡 카운티 법의학자 송혜정
“다양한 사례 통해 많이 배우고 있어요”
송 씨가 법의학자로 진로를 결정하게 된 것은 한국 의과대학 재학 시절 접하게 된 오대양 사건이 큰 영향을 끼쳤다. 그는 “선교단체 수련회에서 오대양 사건에 대한 조사 발표를 듣고 비극적인 일들에 대한 조사가 잘 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의대에 재학하는 동안 병리학과 법의법리학을 공부하면서 적성에 맞는지 살피게 됐다”고 말했다.
송 씨는 일주일에 2~3일 가량, 한 달에는 주말 한번꼴로 부검실에서 일한다. 부검실에서 일하게 되면 오전 6시부터 배정된 케이스를 확인하고 오전 7시부터 검진을 시작한다. 부검의 경우 한 시간이면 족하기도 하지만 길면 수시간에 걸릴 정도로 복잡하기도 하다. 부검이 끝나고 나면 사망진단서나 최종 보고서 작성으로 이어진다.
송 씨가 일하고 있는 시카고 다운타운 소재 쿡 카운티 검시소에는 14명의 법의학자가 있다. 한인으로는 물론 유일하다. 전국적으로 따져도 법의학자는 500명에 불과할 정도로 다른 의사직군과 비교해도 많지 않다. 송 씨처럼 한국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서 법의학자로 일하는 경우는 전국적으로도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씨는 “아동학대 사건의 경우 객관적인 문장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무거울 때가 있다. 그래도 불분명했던 사망의 원인이 확인되는 순간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남편, 아들과 오크팍에 살고 있는 송 씨는 자전거 타기를 즐긴다. 날씨가 좋을 때면 집에서 일리노이주립대 시카고 캠퍼스 인근 근무지까지 약 6.7마일을 자전거로 출퇴근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스쿠터를 구입하기도 했다. 종종 CTA를 타기도 하면서 운동도 할 겸 자동차 이용을 줄이고자 하는 것이 이유다. 가끔 한식이 먹고 싶을 때에는 다운타운 H마트를 찾곤 한다고.
송 씨는 “아직까지는 현장에서 일하면서 배우는 것이 많아요. 가끔 티칭을 하기도 하고요. 시카고라는 대도시에서 일하면서 다른 곳이라면 경험하지 못하는 사례들을 다뤄본다는 것은 분명 큰 장점이지요. 살고 있는 오크팍도 맘에 들어요”라고 말한다.
Nathan Park 기자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