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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드리머는 포기하지 않는다

서류미비 추방유예(DACA) 신분인 청년들을 뜻하는 ‘드리머들’은 요즘 찢어지는 가슴을 움켜쥐고 있다. 어릴 때 미국에 와 살아가다 뒤늦게 자신들의 신분을 알게 된 이들은 이미 아픔에 익숙하다. 하지만 요즘 겪는 아픔은 또 다르다.
 
연방정부 예산조정안에 포함된 서류미비자 합법화 법안이 애초의 폭넓은 시민권 취득 기회를 주는 내용에서 10년간의 임시체류 허가로 뒷걸음질하면서 최근 연방하원을 통과했다. 그리고 상원에서는 이마저도 이뤄질 수 있을지 앞날이 어둡다.
 
이민자 권익 운동을 펼치고 있는 한 DACA 청년은 “이번 일이 끝나고 나면 상처받은 드리머들이 모여서 서로 달래고 쉴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며 “우리의 눈앞에서 ‘안된다’고 말하는 의원들을 보면서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이들은 절망을 희망으로 바람을 현실로 만들어왔다. 드리머들만이라도 합법 신분을 주자는 법안조차 하원 통과 뒤 상원에서 공화당 의원들의 지지가 부족해 좌절될 위기에 놓였을 때 이들은 새로운 희망을 내걸었다. 연방정부 예산조정안에 서류미비자 합법화 법안을 덧붙이면 상원 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한 표를 던져 51표로 법 제정이 가능하다고 외쳤다. 처음엔 여러 이민자 단체들도 고개를 저었다. 예산조정안에 법안이 덧붙여질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 탓이다. 하지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버니 샌더스 연방상원 예산위원장이 예산조정안에 이민법 개혁안을 넣은 것이다. 그것도 드리머 뿐 아니라 ‘필수 업종’ 종사자들에게도 시민권 취득 기회를 주겠다고 나섰다. 서류미비자 800만~1000만 명이 합법 신분을 얻고, 나아가 시민권까지 받을 수 있는 법안이었다. 드리머들은 뛸 듯이 기뻤다. 이 법이 제정되면 그들의 부모도 바로 합법 신분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예산안에 들어갈 수 있는 내용을 법리적으로 따지는 상원 사무처장이 두 번이나 이민법 개혁안에 퇴짜를 놓으면서 상황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하원이 어쩔 수 없이 퇴짜를 피하기 위해 시민권을 보장하지 않는 임시체류안을 통과시키면서 드리머들의 가슴을 도려냈다.
 
“그러면 우리는 10년만 합법 체류하고 그다음엔 자진 추방당하라는 건가요? 여러 민주당 의원들이 10년 안에 이민개혁법을 제정해 시민권을 주겠다고 약속하지만 그런 말은 이미 20여년간 들었고 단 한 번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많은 드리머들이 포기는 이르다며 힘을 내고 있다. 이들은 사무처장의 의견을 무시하고 이민법 개혁안을 통과시키라고 온 힘을 다해 외치고 있다. 포기하지 않는 이들의 굳건한 마음에 박수를 보내며 함께 외친다. “모두에게 시민권을!”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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