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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 해의 끝에 서서

지난 날들 돌아보니
 
아름답고
 
슬프고
 
그런 날들이 엇갈린다
 
 
 
숨가쁘게 달려 온 한 해
 
다하지 못한 일들
 
잘하지 못한 일들이 한 장 가득 울먹이고 있다
 
하나, 자랑하고픈 일도 있었기에 위로가 된다
 
괴로움과 눈물은  
 
어쩌면 아름다움에 다른 표현이 있을 게다
 
그래도 이런 날 저런 날들 징검다리를 디디며
 
무사히 건너왔다
 
 
 
괜찮아, 작았지만 기쁜 날 있었어
 
이제는 고운 미소로 웃어야지
 
 
 
한 해의 끝에 서서
 
저 멀리 바라본다

엄경춘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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