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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평생 입양아 위해 산 대모

NYT도 부고 전한 한현숙씨

한현숙

한현숙

미네소타주에서 입양아의 대모로 불리던 한현숙(83·사진)씨가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6일 한현숙씨의 타계 소식을 알렸다.
 
이 매체는 “한씨가 지난 11월5일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지역 자택에서 신장암으로 투병하다 사망했다”고 전했다.
 
한씨는 지난해 본지가 시리즈로 게재했던 ‘한국과 미네소타 사이의 사람(人)’에서 소개된 바 있다. 〈본지 2020년 7월14일자 A-6면〉
 
당시 한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도 평생 입양아를 위해 살아온 삶을 나눴다.
 
한씨는 지난 1964년 한국 입양 기관인 국제사회봉사회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열악했던 한국의 경제 사정과 입양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자 해외 입양으로 눈을 돌렸다. 이후 미네소타 아동복지회와 연이 닿아 1975년 미네소타로 왔다.한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많을 때는 1년에 600명까지도 한국에서 데리고 왔다”며 “입양은 이후에도 양부모와 상담도 하고 아이들이 잘 크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쉴 틈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은퇴(2003년) 전까지 오직 입양아를 위해 살았다. 아들을 직접 입양하기도 했다. 그렇게 미국으로 데리고 온 한인 입양아만 1만 명이 넘는다.당시 한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과거를 회상하며 잠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한씨는 입양 사역에 몸담겠다고 결심한 때를 떠올리면서 “대구 한 고아원에 갔는데 200여 명의 아이들이 방 안에 가득하더라. 제대로 눕지도 못할 만큼의 공간이었다”며 “그때를 잊을 수 없다. 나를 보더니 다들 소리를 지르는 거다. 가만히 들어보니 자기를 ‘양자로 보내달라’며 이름을 외치는 소리였다”고 말한 바 있다.
 
한씨는 193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화여자대학교 사회사업과를 졸업(1962년)했다. 지난 2004년에는 입양 사역의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정부로부터 훈·포장 중 최고상인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기도 했다. 골수암을 앓던 입양인 성덕 바우만씨가 한국인을 통해 골수를 기증받아 새 삶을 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도 한씨였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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